[사설]15년 묵은 소득세 수술해 ‘넓은 세원, 낮은 세율’로 가야

정부가 15년 만에 소득세제를 손질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물가는 오르는데 세금 체계는 그대로여서 봉급생활자들의 소득세 부담이 크게 늘었다는 지적을 고려한 조치다. 2008년부터 시행된 현행 소득세법에서 저소득층·중산층이 대부분 포함된 1200만 원 이하(세율 6%), 4600만 원 이하(〃15%), 8800만 원 이하(〃24%) 과표 구간의 기본 틀은 그대로다. 과표 구간이 바뀌지 않으면 물가 상승을 감안한 실질 임금이 줄더라도 명목 소득 증가에 따라 높은 세율 구간에 편입돼 세금을 더 내게 된다. 소득세 징수액이 2008년 36조 원에서 지난해 114조 원으로 세 배 넘게 급증한 이유다.


정부는 소득세 과표 구간 상향 등을 통해 세금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제 상황 변화를 반영하고 세제의 합리성을 높이려면 낡은 세제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 미국은 물가를 고려해 소득세 과표 구간을 매년 수정한다. 다만 이번에 과표 구간을 올리더라도 면세자 비중이 늘지 않도록 해야 한다. 2020년 기준 근로소득자 가운데 면세자 비중은 37.2%에 달한다. 이는 ‘세원은 넓게, 세율은 낮게’라는 조세원칙에 맞지 않는다. 소득세 과세 하한선은 그대로 두거나 내리고, 각종 비과세 감면 등 공제 제도도 정비해야 한다.


또 상속세 등 시대착오적인 세제들도 개편해야 할 것이다. 우리 경제 규모와 자산 가치 등이 크게 상승했음에도 상속세 과표는 2000년 이후 22년째 그대로다. 상속세 명목 최고 세율은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일본(55%)에 이어 2위이지만 주식 할증 평가 등을 고려하면 상속세 실질 최고 세율은 일본보다도 높다. 1997년 도입된 뒤 5억 원에 묶여 있는 상속세 일괄 공제 한도도 상향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누더기로 만든 부동산 세제를 바로잡는 것도 시급하다. 윤석열 정부는 ‘넓은 세원, 낮은 세율’에 초점을 맞춘 세제 개혁을 통해 근로 의욕을 고취하고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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