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쩜삼에 대한 고소·고발장이 제출된 지 1년 4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수사 결과 발표가 지연된 이유 중 하나는 세무사법을 관장하는 기획재정부가 위법 행위 여부에 대한 유권해석이 난처하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기재부의 유권해석을 바탕으로 수사 결과를 발표하려고 기다려왔는데 기재부는 지난해 세무사법 개정 당시 밝힌 의견 외에 추가적인 입장을 밝히는 것은 수사의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며 유권해석 요청 회신을 미뤄왔다.

11일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 수사를 하고 나면 소관 법률 담당 부처에 유권해석을 요청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사 결과를 도출한다”며 “기재부가 유권해석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수사 결과 도출이 늦어졌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부처에 요청한 유권해석을 받지 못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끝내 기재부가 유권해석을 하지 않아 자체 수사 등을 바탕으로 결론을 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기재부는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세무사법 개정안에 대해 밝힌 의견 이외에는 개별적인 사안에 대한 판단을 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세무사법 개정안에는 '세무대리의 소개·알선 금지' 조항이 신설됐다. 알선 금지 여부는 삼쩜삼과 세무사협회 갈등의 주요 쟁점 중 하나다. 당시 기재부는 “직접 알선인 경우는 금지되지만 직접 알선이 아니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법을 바탕으로 경찰이 판단을 해야지 기재부가 특정 사안의 위법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경찰이 판단할 수 있도록 법적 해석 기준 등을 담은 자료는 곧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 지연에 세무사 업계와 플랫폼 업계 양쪽 모두에서 비판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세무사회 관계자는 “삼쩜삼 가입자가 증가하자 기재부가 불법 여부를 따지기보다는 여론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출시 2년을 맞은 삼쩜삼은 가입자 1186만 명, 누적 환급 신고액은 4892억 원을 기록했다.

플랫폼 업계에서는 기재부가 오히려 세무사협회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타트 업계 관계자는 “기재부와 세무사회·국세청 등은 수십 년간의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다”며 “전 국민이 이용하는 서비스인 데다가 국세청까지 삼쩜삼과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권해석을 거부하는 것은 오히려 세무사회의 눈치를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