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취임 두 달 만에 30%대로 떨어졌다. 11일 발표된 리얼미터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 긍정 평가는 각각 37%, 34.5%에 그쳤다. 윤 대통령의 대선 득표율이 48.56%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도층은 물론 보수층 일부까지 이탈한 셈이다. 여소야대(與小野大) 체제에서 대통령 지지율까지 곤두박질치면 개혁은커녕 국정 운영 동력마저 상실할 수 있다.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는 경제 위기에 대한 미흡한 대처, 부실검증·편중 인사, 불통의 모습을 보인 도어스테핑, 김건희 여사를 비롯한 주변 논란, 여당의 내분 등이 거론된다. 복합 경제 위기로 국민들은 고통을 호소하는데 야당뿐 아니라 여권도 집안 싸움에 매몰돼 있고 정부 역시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사 문제다. ‘아빠 찬스’ 논란을 촉발한 김인철 교육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성 비위 문제로 자진 사퇴한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부모 찬스’로 국민적 공분을 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대척점에서 공정과 상식을 외쳤기에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공정·상식’과 ‘성 비위 단죄’ 등 가치에 맞지 않는 인사와 메시지로 민심 이탈을 초래했다. 도어스테핑도 초반에는 신선한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반복되면서 외려 감점 요인이 됐다. 특히 전(前) 정권과 비교하는 화법은 국민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법치 등을 회복하고 안보를 강화하겠다는 국정 방향은 옳다. 하지만 아무리 옳은 길이라도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마침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도어스테핑도 잠정 중단됐다. 차제에 소통 방식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을 갖고 낮은 자세로 경청하고 설득하는 리더십을 갖춰야 할 것이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고 위기를 극복하는 일이 민심을 얻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