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4兆 빼갔다…외국인 증권투자자금 한 달 만에 순유출 전환

주식 30.1억弗 유출에 채권 22.3억弗 유입
전체 증권투자자금은 한 달 만에 순유출

코스피가 하락 출발한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긴축 속도가 빨라지면서 외국인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빼가는 속도도 빨라졌다. 채권자금 유입에도 주식자금 유출이 늘어나면서 전체 증권투자자금은 한 달 만에 순유출로 전환했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자금은 7억 8000만 달러 순유출됐다. 3월(-33억 9000만 달러)과 4월(-37억 8000만 달러) 연속으로 자금이 빠져나가다가 5월(7억 7000만 달러) 순유입된지 한 달 만에 다시 순유출로 돌아선 것이다. 올해 연간 누적 증권투자자금도 5억 8000만 달러로 순유출됐다.


증권투자자금이 빠져나간 것은 외국인들이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매도에 나섰기 때문이다. 미 연준의 긴축 강화 전망,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에 주식만 30억 1000억 달러가 유출됐다. 지난달 말 환율(1298원 40전) 기준으로 3조 9000억 원 수준이다. 올해만 125억 3000만 달러가 주식시장에서 빠졌다.


채권자금은 22억 3000억 원 유입되면서 18개월 연속 유입으로 역대 최장 기록을 세웠다. 순유입 규모도 5월(20억 6000만 달러) 수준을 이어갔다. 한은은 민간자금을 중심으로 유입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채권시장은 연간 누적으로 119억 5000만 달러 유입됐다.


외환시장 변동성은 확대됐다. 원·달러 환율은 높은 인플레이션 등에 따른 미 연준의 긴축 강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 자금 환전 수요 등이 겹치면서 큰 폭으로 올랐다. 환율 변동성도 확대됐다. 지난달 전일 대비 환율 변동률은 0.53%로 5월(0.45%)보다 확대됐다. 변동폭 기준으로도 6원 80전으로 5월(5원 70전) 대비 커졌다. 브라질(0.95%), 일본(0.69%)보다 양호하지만 영국(0.64%), 유로(0.45%), 중국(0.30%)보다는 변동성이 큰 수준이다.


우리나라 국채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평균 48bp(1bp=0.01%포인트)로 5월 대비 4bp 올랐다. CDS 프리미엄이 높을수록 부도 위험이 커졌다는 의미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