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영웅' 또 등장…춘천 이어 인천서도 깨진 병들 싹 치워

인천 남동구 만수동 한 교차로서
쏟아진 소주병들 30여분만에 청소

유튜브 캡처

화물차에 실린 소주병 수백개가 도로에 쏟아지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30여분 만에 깨끗이 치운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달 말 강원도 춘천의 한 도로에 나뒹굴던 맥주 2000여병을 청소한 시민들과 비슷한 사례다.


12일 인천 논현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10분께 인천시 남동구 만수동 한 교차로에서 1t 화물차가 좌회전하던 중 짐칸에 실린 소주 상자가 도로에 쏟아졌다. 이 사고로 주류 상자 수십개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소주병 수백개가 깨진 상태로 도로에 널브러졌다.


한 시민이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을 보면 사고 현장을 중심으로 시민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하더니 10여명이 분주하게 소주병을 치우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이어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가져와 깨진 조각들을 치우고 주류 상자와 흰 봉투에 나눠 담았다.



사진제공=인천시 남동구

일부 시민들은 맨손에 장갑만 낀 채 조심스레 유리병을 치우기도 했다. 일사분란하게 움직인 시민들 덕분에 아수라장이 됐던 도로는 금세 정리됐다. 추가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 사고로 112 신고가 접수된 이후 구청 청소과에 "도로 정비를 완료했다"는 보고가 올라가기까지는 불과 30분 남짓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 출동했을 때 이미 상당 부분이 정리된 상태였다"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준 덕분에 큰 피해 없이 상황이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오비맥주

앞서 지난달 29일 춘천시 퇴계동의 한 사거리에서 5t 트럭이 좌회전하는 과정에서 실려있던 맥주 박스 수십 개가 쏟아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폐쇄회로(CC)TV를 보면 2000개가 넘는 병이 한꺼번에 깨지면서 도로 한복판은 하얀 거품으로 뒤덮였고 맥주병 유리 조각이 사방에 깔렸다.


트럭 주인 혼자 맥주병을 치우기 시작하자 지나가던 시민 한 명이 맥주 박스를 한쪽에 정리했다. 이를 본 인근 편의점 주인은 빗자루를 들고 나와 청소를 도왔다. 또 점심식사를 하러 가던 시민들과 인근 주민까지 가세해 총 10명이 함께 현장을 치웠다. 시민들의 도움으로 현장은 30여분 만에 말끔히 정리됐다.


도로에 쏟아진 맥주가 '카스'인 것으로 확인되자 오비맥주는 당시 사고 수습을 도운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이들을 찾아 나섰다. 오비맥주는 청소에 참여한 사고 현장 인근의 편의점 점주와는 연락이 닿았지만, 그 외 도움을 준 일반 시민들은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에 오비맥주는 사고 현장 내 현수막을 설치한 데 이어 공식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채널에 현장 영상을 공개하고 해당 시민들을 찾고 있다.


서혜연 오비맥주 마케팅 부사장은 "삭막한 현대 사회에 따뜻한 마음을 몸소 보여준 춘천 시민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도움을 주신 시민들을 찾아 감사의 뜻을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