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창완 카사 대표 "10월 싱가포르 거래소 개설…손쉽게 해외부동산 사는 시대 열 것"

[CEO&STORY]국내 1호 부동산 조각 플랫폼 설립한 예창완 카사 대표
2020년 싱가포르서 법인 설립 이어
작년 수익증권·2차 거래 라이선스 획득
물류센터 등 국내 6차례 공모 모두 완판
연내 리테일 투자 공모도 긍정적 검토
연간 투자한도 제한·신탁사와 협업 등
투자자 보호 장치 마련에도 만전 기해

예창완 카사 대표가 6월 30일 서울 강남구 카사 사무실에서 카사 애플리케이션 화면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

“지난해 전 세계를 기준으로 상업용 부동산 거래 규모는 1300조 원에 달합니다. 카사는 앞으로 국적과 상관없이 누구나 소액으로 세계 각국의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축해 글로벌 퍼스트 무버로 자리매김할 계획입니다.”


예창완 카사 대표는 최근 서울 강남구 카사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10월부터는 단돈 5000원으로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가 가능해질 것”이라면서 하반기 싱가포르 거래소 개설 구상을 공개했다.


국내 1호 부동산 조각 플랫폼인 ‘카사’는 해외 부동산을 지분화하고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싱가포르 거래소 설립을 위해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로 서비스를 확장해 시장 참여자에게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최근까지 총 6차례 진행된 부동산 투자 공모에서 ‘완판(완전 판매)’ 행진을 이어가며 선두주자 지위를 확고히 하고 있다. 카사를 통해 만족할 만한 수익을 거둔 기존 투자자에 더해 신규 투자자까지 부동산 조각투자에 뛰어들면서 시장의 높은 관심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투자 공모 대상 부동산을 오피스빌딩과 호텔에 이어 물류센터로 확대하는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해외 부동산 투자 ‘무궁무진’…사업 영토 넓힌다>


카사의 싱가포르 거래소 개설은 이르면 10월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예 대표는 “이미 2020년 싱가포르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지난해 9월에는 싱가포르 통화청(MAS)으로부터 수익증권 공모 및 2차 거래 라이선스를 모두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계 기업 중에서는 처음으로 카사는 싱가포르를 교두보 삼아 주요 국가에 연이어 진출할 계획이다.


국내외 투자자들은 싱가포르 거래소를 통해 해외 각국의 부동산에 최소 5000원 단위로 투자할 수 있다. 건물을 기초로 주식처럼 발행된 부동산 디지털 수익증권(DABS·댑스)을 개인 또는 법인이 자유롭게 거래하는 방식이다. 보유한 댑스 지분에 따라 임대 수익을 지급 받거나 건물 매각 시 차익을 배당으로 받을 수 있다. 투자 대상은 오피스 빌딩과 호텔, 물류센터, 리테일(상가)과 같은 상업용 부동산이다.


예 대표는 “싱가포르 거래소가 개설되면 그동안 접근하기 어려웠던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시장에도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카사가 운영 중인 국내 거래소는 한국 상업용 부동산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외국인투자가는 참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카사가 싱가포르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예 대표는 싱가포르 정부의 ‘규제 완화’를 꼽는다. 그는 “싱가포르 금융 당국은 새로운 시도를 하는 기업에 사업 기회를 제공하고 전통적인 금융기관과도 협업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고 있다”며 “아시아의 금융 허브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외국의 혁신 기업을 끌어들이기 위해 선도적인 규제 완화가 진행돼왔다”고 말했다.


카사는 국내 거래소 운영 경험을 동력 삼아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카사는 안정적인 수익률을 앞세워 국내 상업용 부동산 조각투자에 대한 시장 호응을 주도해왔다. 지난달 16일 공모를 마친 ‘TF물류센터’는 공모 개시 59분 만에 판매를 마치며 6회 연속 건물 완판 기록을 세웠다. 기존에 공모를 진행했던 오피스빌딩이나 호텔에 비해 생소한 유형임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커머스 시장의 성장에 따른 가치 상승 기대감과 연평균 4%대의 임대 수익을 제공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의 이목을 끌었다.


특히 기존 투자자를 중심으로 재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예 대표는 “이번 공모 총액 120억 원 중 80%는 기존 투자자로부터 재투자가 이뤄진 것”이라며 “올해 두 차례 진행된 공모 부동산 매각을 통해 좋은 수익률을 제공하면서 투자자들이 만족감을 느끼면서 재투자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부동산 매각 차익에 따른 수익률은 두 자릿수를 상회한다. 카사의 첫 매각 건물인 ‘역삼 한국기술센터’는 공모 총액 84억 5000만 원 대비 10% 높은 93억 원에 2월 매각이 결정되면서 최종 배당수익률 10.16%(비용 차감 후, 세전)를 나타냈다. 카사의 첫 상장 건물인 ‘역삼 런던빌’은 5월 공모가 101억 8000만 원에서 10% 오른 117억 원에 매각을 완료했고 투자자들은 14.76%(비용 차감 후, 세전)의 수익을 얻었다.




예창완 카사 대표가 지난 6월 30일 서울 강남구 카사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이호재기자

<연내 상가 건물 투자 공모…투자자 보호 박차>


예 대표는 올해 안에 리테일(상가)에 대한 투자 공모를 진행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2018년 카사 출범 이후 6차례 진행된 공모에서 리테일은 빠져 있었는데 연내 해당 건물을 추가해 상품 구성을 다양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식음료(F&B) 업체가 입주해 있는 리테일에 대해 올해 추가로 투자자 모집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상가에 해당하는 부동산 유형인 점을 고려해 유동 인구와 소비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공모 대상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 보호 장치 마련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우선 일반 투자자의 1인당 연간 투자 한도는 2000만 원으로 제한했다. 연봉 1억 원 이상인 소득 적격 투자자는 개인 소득을 증빙하면 4000만 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증권사로부터 전문 투자자로 인정받은 경우에는 한도 제한이 사라진다. 이는 카사가 2019년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 서비스로 선정될 당시 투자자 보호를 위해 마련된 부가 조건에 해당한다.


공모 건물의 신용보증과 건물 관리, 임대 운영 및 수익 관리 등은 신탁사와 협업하고 있어 안전한 투자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예 대표는 “모든 공모 건물에 대한 소유권은 기본적으로 신탁사가 가지고 있다”며 “카사가 당장 내일 도산하더라도 약관에 의해 신탁사가 건물을 처분해 수익금을 지분대로 투자자에게 돌려주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자의 예치금 및 계좌는 KEB하나은행에서 특정금전신탁 방식으로 관리하며 투자 자산의 당일 청산과 수취를 지원한다. 또 한국거래소에서 운영 중인 이상 거래 감지 시스템을 차용해 이상 거래 발생 시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이 속속 등장하면서 업체 간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카사에 이어 루센트블록의 ‘소유’, 펀드블록글로벌의 ‘펀블’, 세종텔레콤의 ‘비브릭’ 등 플랫폼이 증가하며 소비자 선택권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대해 예 대표는 “부동산 조각투자 서비스를 막 시작한 후발 주자들이어서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유사한 서비스들이 생기는 것은 업계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기반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카사의 경쟁력은 다른 플랫폼과 달리 공모부터 매각까지 여러 물건을 운영해오면서 투자자로부터 신뢰를 쌓아온 것”이라며 “카사 거래소를 통해 건물의 수익증권 제공을 넘어 건물이 지닌 인프라를 발굴하고 투자자에게 혜택을 제공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He is…


△1990년 서울 △민족사관고등학교 △미국 스탠퍼드대 컴퓨터 사이언스 학사 △2014년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텀블벅’ 최고기술책임자(CTO) △2017년 국내 1세대 소셜임팩트 벤처캐피털(VC) ‘옐로우독’ 투자심사역 △2018년 4월~ 카사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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