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현지에서 ‘6월 CPI 상승률이 10.2%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내용의 ‘가짜 보고서’까지 등장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보폭’을 결정할 지표 공개가 임박하면서 시장에서는 긴장감마저 감도는 분위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월 CPI 발표 하루 전인 12일(현지 시간) 오전부터 ‘6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10.2%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는 보고서 한 장이 시장에 나돌았다고 이날 보도했다. 해당 보고서는 지표 발표 기관인 미국 노동통계국의 실제 보고서 양식과도 비슷했다고 FT는 전했다. 10.2%는 월가 전망치(8.8%)보다 훨씬 높은 것이어서 뉴욕증시가 이날 장 중 일시 급락하는 등 시장은 한 마디로 ‘화들짝’ 놀랐다.
파장이 커지자 노동통계국은 트위터에 “현재 떠돌고 있는 보고서는 가짜”라며 수습에 나섰다. 노동통계국은 가짜 보고서 일부에 위조된 흔적을 발견했다는 점도 공개했다.
그러나 시장의 ‘놀란 가슴’은 쉽게 진정되지 않은 모양새다. 국제유가 급등 영향으로 6월 CPI는 전달인 5월 연간 상승률(8.6%)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이보다 높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가짜 보고서가 유통된 것이기 때문이다. 전날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6월 CPI가 상당히 높게 나올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6월 CPI가 전망처럼 높게 나올 경우 연준이 6월에 이어 7월에도 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0.62%)와 S&P500(-0.92%)·나스닥(-0.95%) 등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하며 6월 CPI 발표를 앞두고 경계심을 나타냈다.
미국의 물가 ‘고공 행진’은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미국의 경기 침체를 가속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FT는 “6월 CPI는 미국 경제와 금융 시장에 매우 민감한 시기에 발표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