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리위원회 징계 이후 5일째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징계 이후 지역으로 내려가 순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윤리위 처분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과 같은 전면전 카드는 접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윤리위 처분을 수용한다는 의사는 밝히지 않은 채 경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는 데에 올인할 것이란 전망이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11일 지역행을 택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무등산을 찾은 사진을 올렸다. 이 대표는 “정초에 왔던 무등산, 여름에 다시 한번 꼭 와봐야 겠다고 이야기 했었습다”며 “원래 7월에는 광주에 했던 약속들을 풀어내려고 차근차근 준비중이었는데 광주시민들께 죄송하다. 조금 늦어질 뿐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징계 이후 제주, 호남 등을 돌았으며 다음주께까지도 지역에 머물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 윤리위 처분 효력 정지 가처분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대표가 가처분 카드를 접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처분 신청은 피해구제 긴급성 등이 요건인데 시일이 지나면 기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확전을 초래할 가처분 신청은 자제하는 게 낫겠다는 주변의 조언을 받아들인 선택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가처분이 받아들여질 것이란 분석도 있었으나 만약 기각되기라도 하면 정치적 치명상은 물론 경찰 수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저쪽이 밀고 들어오면 일단 피해야 한다”며 “지금은 법적인 싸움이 아니라 그냥 파워게임”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가 윤리위 결정을 명시적으로 수용하는 뜻은 밝히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리위 결정을 수용하면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비춰 경찰 수사 과정에서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앞으로 경찰 수사에서 성상납 의혹과 이와 관련된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벗는 데에 올인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경찰에서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기라도 하면 자진 사퇴 압박이 거세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경찰 수사 결과에 버티더라도 검찰이 이 대표를 기소해 재판에 넘기면 당규상 자동으로 직무정지가 된다.
윤리위는 기소를 빌미로 재징계가 추진할 수 있다. 또 당에서 이 대표가 남은 임기 동안 재판에서 무죄가 나와 복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사실상 궐위 상태로 해석해 전당대회 개최를 추진할 수 있다.
성상납 의혹 시점 상 혐의 사실은 인정되나 공소시효가 지나 기소가 안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거짓말 했다는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대표직을 유지하는 것은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이 대표는 경찰이나 검사 전관 출신 변호사 등을 포함한 수 명의 변호인단을 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존에 이 대표 변호인을 맡은 김연기 변호사는 교체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