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에서 ‘리얼돌’ 수입을 금지해온 관세청이 최근 반신형 리얼돌에 한해 통관을 허용하기로 했다. 리얼돌 수입 신고에 대해 수입통관보류 처분을 내려왔는데 법원이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연이어 내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게 관세청의 설명이다.
14일 관세청에 따르면 관세청은 반신형 등 신체 일부를 묘사한 리얼돌에 대해 원칙적으로 통관을 허용하라는 지침을 일선 세관에 전달했다. 그동안 관세청은 ‘풍속을 해치는 물품’은 수입할 수 없다는 관세법 제234조항이 근거로 리얼돌 수입을 금지해왔다. 관세청이 내부 기조를 바꿔 리얼돌 수입이 가능해진 셈이다. 관세청은 2019년 대법원이 리얼돌 수입 금지는 위법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음에도 통관을 불허하는 등 ‘강경 기조’를 이어온 바 있다.
관세청은 강경 기조에서 물러난 데 대해 대법원이 2019년부터 잇달아 수입통관보류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7년 13건에 불과하던 리얼돌 통관 보류 건수는 지난해 428건으로 4년 만에 약 33배 증가했다. 관세청 통관 보류 처분 불복 소송도 늘고 있다. 관세청은 지난 5월까지 제기된 44건 소송 중 16건에서 패소했다. 나머지 28건 중 4건은 취하됐고 24건의 소송이 진행 중이다.
반신형 리얼돌 허용을 계기로 전신형 리얼돌 허용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관세청 관계자는 “다음 달 중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리얼돌 관련 대책이 발표될 예정”이라며 “여기서 리얼돌 국내 허용 기준 등 명확한 지침이 정해지면 관세청은 이를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