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이재용·신동빈 사면, 경제에 도움될 것”

■대한상의 제주포럼서 기자간담회
“기업인 활동범위 넓혀 위기 타개”
구조적 규제개혁 필요성도 강조
"내년까지 힘들 것…SK, 투자 미룰 수도"
“中·日과 협력 강화해야” 소신도 피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13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034730)그룹 회장)이 8월 15일 광복절을 앞두고 거론되는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의 사면 문제에 대해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최근 글로벌 복합 위기가 적어도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물가와 임금 인상 압력을 가장 어려운 과제로 꼽았다. 그는 SK그룹이 예고한 투자까지 뒤로 미뤄질 가능성을 암시하고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각종 규제를 일괄적으로 해소하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13일 제주 서귀포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제45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 간담회에서 이 부회장 등 경제인 사면 문제를 두고 “경제가 어렵다 보니 좀 더 풀어줘야 활동 범위가 넓어지지 않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한 대처는 예상된 것”이라며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세계가 긴축을 제대로 해본 적 없이 이자율을 내리고 돈을 풀었다. 중소기업 쪽에서 훨씬 더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미중 갈등으로 공급망 체계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곡물 값까지 올랐다”며 “경기는 침체 국면으로 흐를 것이고 내년에도 그럴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회장은 나아가 “물가가 올라 임금 상승 압력을 같이 받는 게 장기적으로 제일 어려운 과제”라며 “(SK그룹의) 투자 계획도 당연히 어느 정도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자가 계속 올라가는 만큼 전략적인 형태로 투자를 지연하는 정도쯤은 충분히 할 수 있다”며 “재료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원안대로 투자하기에는 잘 안 맞을 수 있다. 미룰 수는 있지만 투자 자체를 안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그러면서도 “그동안 사건이 숱하게 많아서 이런 쇼크(충격) 정도는 넘어갈 수 있다”며 “대한민국 기업의 체질은 전 세계에서도 위기에 매우 강한 형태”라고 자신했다. 최 회장은 그간 윤 대통령을 만나 나눈 이야기도 소개했다. 그는 규제 개혁을 거론하면서 “건건이 해결하기는 상당히 어려우니 지방 활성화, 경제안보 등 여러 문제와 섞어서 한꺼번에 푸는 방법을 찾자고 말했다”며 “민간의 아이디어를 가미한 통합적인 형태의 정책이 올바른 길이라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일본과의 관계 개선 전망에 대해서는 “한국 입장에서 보면 일본과 관계 정상화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에 관해서도 “코로나19 이후 3년간 한 번도 못 가 그들의 생각을 읽기 어렵다”며 “좋든 싫든 큰 시장인 만큼 포기하는 것은 선택지가 아니다. 경제적으로 계속 협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가능성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밀린다는 지적에는 “11월까지 가봐야 승부를 알 수 있다”며 “사우디아라비아를 지지한다고 말했던 곳 중에 우리 쪽으로 돌아선 곳도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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