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문 밖 보도블럭 위에서 “저 박지현이 한 번 해 보겠다. 썩은 곳은 도려내고 구멍난 곳은 메우겠다”며 “서민들의 한숨을 위로하고 따뜻한 용기를 불어넣는 그런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원외 인사인 박 전 위원장은 국회의원 협조 없이는 국회 경내 기자회견이 불가능해 정문 밖에서 출마선언식을 가졌다.
박 전 위원장은 “민주당을 다양한 목소리를 더 잘 들을 줄 아는 열린 정당, 민생을 더 잘 챙기고, 닥쳐올 위기를 더 잘 해결할 유능한 정당으로 바꾸기 위해 당 대표 출마를 결심했다는 것을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청년과 서민, 중산층의 고통에 귀를 닫으면서 세 번의 선거에서 연달아 지고 말았다. 그런데도 위선과 내로남불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당을 망친 강성 팬덤과 작별할 준비도 하지 않고 있다”며 “민주당이 변하지 않는다면 국민이 불행해진다”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민주당의 혁신을 위해 △청년 도전이 넘치는 더 젊은 민주당 △위선과 이별하는 더 엄격한 민주당 △약속을 지키는 더 믿음직한 민주당 △팬덤과 결별하고 민심을 받드는 민주당 등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그는 "민주당의 몰락은 성범죄 때문이다. 성범죄는 무관용 원칙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을 거쳐, 민주당이 다시는 성폭력에 발 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아직도 조국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기득권이 됐기 때문이다. 조국을 넘지 않고서는 진정한 반성도 쇄신도 없다. 제가 대표가 되면 반드시 조국의 강을 건너겠다"고 했다.
진보적인 복지국가 정책정당도 내세웠다. 이를 위해 △주 40시간제 단축 △임금·복지 차별 철폐 △중대재해 처벌법 강화 △여성 차별 불식 △성평등 공공조달법 제정 △디지털 성범죄 근절 대책 수립 △아빠육아휴직 의무화 △지방분권 강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전 위원장은 "저는 정치 경험이 매우 짧다. 정치권은 저에게 여전히 새롭고 낯선 동네다. 그래서 언제나 선배들의 경험을 배우려고 한다"며 "하지만 경험만 지나치게 강조하면 그것이 곧 기득권이 되고 새로운 인물을 배척하는 정치문화가 만들어진다"고 했다. 이어 "저는 우리 정치가 선배들의 경륜과 새로운 인물의 과감한 도전이 어우러질 때 비로소 전진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저는 '정치는 모두가 함께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불가능의 예술'이라는 말을 믿는다. 모두가 기능한 것만 말하면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도부의 불허 결정에도 출마를 강행한 배경에 대해 "보다 큰 당의 쇄신과 개혁을 이루기 위해서는 당 대표 권한이 필요하겠다 생각해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후보 등록이 반려될 경우에 대한 질문에 "반려할 명분이 충분치 않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받아들여질 거라 생각하고 후보 등록이 좌절된다면 현재 집필 중인 책을 마무리하고 앞으로 청년 정치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더 많은 청년과 함께 논의하며 정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아울러 이재명 의원의 당 대표 출마에 대해서는 "저는 여전히 (이 의원이)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야 차기 대선에서도 대선 후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전당대회에 나오면) 당도 그렇고 이 의원도 그렇고 모두 상처 입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