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상반기 유럽 시장에서 56만 대에 육박하는 판매실적을 냈다.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다 기록이다. 전체 유럽 자동차 시장이 역성장한 가운데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의 판매는 오히려 늘면서 르노그룹을 제치고 유럽 시장 점유율 3위로 올라섰다.
15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1~6월 현대차그룹은 유럽에서 전년 동기 대비 12.6% 늘어난 55만6369대를 판매했다. 현대차가 8.2% 증가한 26만3005대, 기아는 16.8% 늘어난 29만3364대를 팔았다. 이 기간 유럽 내 전체 자동차 판매가 559만7656대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3.7% 줄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실적은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이전까지는 2018년 상반기의 55만5062대가 가장 높은 기록이었다. 현대차그룹의 유럽 판매는 코로나19 유행으로 2020년 상반기 35만2818대까지 급감한 바 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여전히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지만 현대차·기아는 비교적 빠르게 판매를 회복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유럽 시장 점유율 9.9%로 3위가 됐다. 지난해 상반기 3위였던 르노그룹을 제치고 순위가 한 단계 상승했다. 폭스바겐그룹(24.1%)과 스텔란티스(19.4%)에 이어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유럽 내 판매 톱5 브랜드 중 지난해 상반기보다 점유율을 늘린 건 현대차그룹이 유일하다.
현대차에서는 투싼이 6만3242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이어 코나 4만3680대, i3 2만4401대로 집계됐다. 기아는 유럽 전략형 모델인 씨드가 7만8890대로 최다 판매 모델에 이름을 올렸다. 스포티지(7만2400대)와 니로(4만2593대) 역시 꾸준한 인기를 보였다.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올 상반기 현대차와 기아는 유럽에서 전년 동기 대비 39.6% 늘어난 7만7975대의 전기차를 팔았다. 니로EV가 2만2889대로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고, 코나 일렉트릭 1만8385대, 쏘울 EV 3074대 등이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는 상반기에만 3만728대가 팔렸다. 아이오닉5와 EV6가 각각 1만4801대, 1만5927대 씩 판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