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파친코' 정은채, 이유 있는 캐릭터 소화력

정은채 / 사진=키이스트 제공

배우 정은채가 '안나'에서 활약중이다.


정은채는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극본 이주영/연출 이주영)에서 배려도 악의도 없이 오직 자신의 우월한 인생을 즐기는 현주 역을 연기했다. 그는 극중 현주가 유해한 감정을 일으키는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도전과 노력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데 성공했다. '안나' 정주행 열풍에 일조하고 있는 그의 지난 작품 속 활약상을 짚어봤다.


■ 독고다이 강력계 형사 '손 the guest' 강길영


정은채는 한국형 리얼 엑소시즘만의 치명적 매력으로 호평을 받은 2018년 OCN 드라마 '손 the guest'에서 카리스마를 장착한 형사, 강길영 역을 맡았다. 강길영은 베테랑 남자 형사들도 기겁할 정도로 사건 수사에 온몸 불사하는 열정 과다형, 집중력 과잉 형사 캐릭터. 정은채는 영매와 구마 사제 등 독특한 캐릭터들 속에서 가장 보편적인 시각을 가진 털털하고 수더분한 형사를 온몸으로 연기하며 극의 중심을 잡았다. 특히 눈앞에 보이는 현장과 증거만을 믿는 강길영의 우직하고 진지한 에너지에 정은채의 세밀한 감정연기가 더해져 사실적인 공포감과 몰입도를 높였다.


■ 욕망의 여성 총리 '더 킹 : 영원의 군주' 구서령


2020년 SBS 드라마 '더 킹 : 영원의 군주'에서는 최연소이자 최초의 여성 총리 구서령 캐릭터로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그는 날카로운 눈빛과 말투는 물론 진한 화장과 화려한 의상 등 강렬한 비주얼로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다. 서민의 가정에서 국무총리 자리에 오르기까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이용해 권력을 가지려는 캐릭터의 목적 지향적 성향을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뿐만 아니라 욕망과 야망, 몰락까지 캐릭터의 변화를 생생한 연기를 통해 확장된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 온화한 재일 교포 '파친코' 경희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에서도 정은채의 캐릭터 변신은 계속됐다. 그는 일본에 온 선자(김민하)를 따뜻하게 맞이해 주는 형님 경희 역을 연기했다. 정은채는 섬세한 표현력으로 억압된 시대 속 고향을 떠나오게 된 인물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생생하게 그려내는데 성공했다. 극중 경희가 풍족한 생활을 이어오다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곤경에 처하자, 참아왔던 두려움을 터뜨리는 모습은 현실적인 공감대까지 형성했다. 강인하고 욕망 넘치는 모습에서 유약하고 세상 물정 모르는 캐릭터로 변신한 정은채는 한층 깊어진 연기력으로 전 세계에 자신의 매력을 떨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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