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너간 바오우…3연임 앞둔 習, 인프라 등 부양책 총동원 예고

■中 2분기 성장률 0.4%로 급락
올 성장목표 달성 사실상 불가능
도로망·에너지 대규모 투자 이어
가전 보조금 등 소비촉진책 확대
정부 부채 증가로 재원마련 한계
얼어붙은 부동산경기 회복도 관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3일(현지 시간)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수도 우루무치 톈산에서 소수민족 주민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올가을 자신의 3연임 여부를 확정하는 당 대회를 앞두고 시 주석이 8년 만에 신장위구르 자치구를 찾은 것은 중국 내부 결속을 다지는 한편 미국이 인권을 이유로 중국의 '핵심 지역'인 신장 문제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화연합뉴스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 예상과 달리 간신히 0%를 웃도는 수준으로 곤두박질침에 따라 중국 정부가 그동안 고수했던 바오류(保六·6%대 경제성장률 사수)를 포기하고 올해 목표치로 제시한 ‘바오우(保五·5%대 성장률)’ 달성도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올해 초만 해도 중국은 글로벌 침체 우려와 상관없이 성장의 가속페달을 밟을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상반기 성적표를 받아 든 지금은 목표치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시진핑 국가주석 입장에서는 올가을 연임을 확정하고 장기 집권에 돌입하려면 경제·사회 안정이 필요한 만큼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기 부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소비·생산·투자 등 실물경기 지표들이 회복세를 보이는 만큼 하반기에는 성장 속도가 가팔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다시금 확산될 기미를 보이는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연간 목표 달성 위해 하반기 8.5% 성장 필요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0.4%에 그치면서 중국은 상반기 성적표를 2.5%로 마무리했다. 연간 목표치(5.5% 내외)와는 격차가 크다. 산술적으로 올해 5.5%를 달성하려면 하반기 성장 속도가 8.5%까지 치솟아야 하고 5.5%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으로 허용 범위를 넓힌다 해도 최소 8%는 달성해야 한다.
현재 분위기로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영국의 경제 분석 기관인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줄리안 에반스 프리차드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일부 수치를 가볍게 봐도 중국이 ‘5.5% 내외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렵다”며 “하반기에 엄청난 부양책이 일어나겠지만 (목표 달성)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주요 글로벌 기관들의 눈높이도 낮아지는 추세다. 앞서 세계은행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중국 성장률을 각각 4.3%, 4.4로 예상했지만 UBS(3% 미만), 바클레이즈(3.3%), JP모건(3.7%) 등은 3%대까지 목표치를 낮춘 상태다. 그나마 2분기 성장률이 반영되지 않은 수치라 더욱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내에서도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최근 경제 매체인 제일재경에 따르면 이 매체 산하 제일연구원이 중국 경제학자 17명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대한 평균을 낸 결과도 4.33%에 그쳤다.

인프라 투자 중심 소비 촉진책 동원 전망

당국이 경기회복을 위해 꺼내 든 가장 강력한 카드는 공공 인프라 투자 확대다. 올 1∼6월 인프라 투자 증가율은 7.1%로 1∼5월의 6.7%보다 높아졌다. 이와 관련해 씨티그룹은 하반기 투자가 더욱 늘어나면서 올해 중국 내 인프라 투자가 1년 전보다 7.7%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 이달 13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교통운수부는 2025년까지 46만 1000㎞에 달하는 ‘중국 도로망 계획’을 발표했고 국무원 역시 같은 날 교통, 수자원, 에너지, 재해 복구 등 일곱 가지 국가 중점 건설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경기 침체기마다 도로·고속철도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통해 직접적인 경제성장률 상승 효과를 본 적이 있다.


내수 확대를 위한 소비 지원책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13일 리커창 총리 주재로 상무 회의를 열고 관련 부처와 지방정부에 고용 안정 강화와 소비 확대 지원을 지시했다. 국무원은 “소비는 최종적 수요로서 소비 확대는 국민 생활 수준 향상에 도움이 되는 동시에 취업·투자·산업 향상을 이끈다”며 “지속 가능한 방식을 통해 소비가 경제성장을 더욱 잘 견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녹색 스마트 가전 소비 촉진이 거론된다. 당국은 지방 정부가 기존 가전제품을 새것으로 바꿀 때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구환신(以舊換新)’, 농촌 주민이 가전제품을 살 때 보조금을 주는 ‘가전하향(家電下鄕)’ 사업을 권장하고 있다.


문제는 중앙 정부가 재원 마련의 책임을 지방정부에 미루고 있다는 점이다.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이어오느라 정부 부채가 늘어나고 재정 여력이 악화한 상황에서 충분한 진작책을 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지표 회복되지만 부동산 침체는 여전




중국 경제는 일단 상하이 봉쇄 충격에서 벗어나 회복 추세에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6월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0.3%를 크게 웃돌았고 산업 생산도 4월 -2.9%, 5월 0.7% 성장에서 6월 3.9%로 뚜렷하게 회복되는 모습이다. 상반기 전체 산업 생산 증가율은 3.4%를 기록했다. 도시 실업률도 전달에 비해 소폭 줄어든 5.5%로 집계돼 연간 목표치에 도달했다.


하지만 경기회복의 열쇠를 쥔 것으로 평가되는 부동산 시장이 문제다. 중국 GDP의 약 30%를 차지하는 부동산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하게 얼어붙은 상태다. 당국과 지방 정부가 다양한 부동산 부양책을 꺼내 들고 있지만 크게 회복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대외 여건도 녹록지 않다. 미국 등 주요 국가의 급격한 긴축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지속되는 미중 갈등이 중국 경제에 불안 요소로 남아 있어 하반기 경제 회복을 낙관하기 쉽지 않다.


이와 관련,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이 코로나19 봉쇄로 인한 경기 둔화에 맞서려면 재정과 금융 정책에서 더 많은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국 인플레이션이 낮은 것을 감안하면 중앙은행이 금융 정책 지원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IMF는 강조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