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아프신데…사전증여 vs 상속, 뭐가 유리할까[도와줘요, 상속증여]


Q. 올해 80세인 아버지의 병세가 점차 악화되고 있어 회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상속세를 줄이려면 지금이라도 아버지의 재산을 증여 받는 게 유리할까요. 10년 전부터 준비를 했어야 한다던데 10년은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요. 그리고 아버지께서 5살된 제 아들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 제 아들에 대한 사전 증여를 원하시기도 하십니다. 저를 건너뛰고 제 아들이 증여를 받는 경우 불이익은 없을까요.



A. 상속세를 절세하기 위해서 또는 미리 재산을 분배해 줄 목적으로 사전에 재산을 증여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지금 증여세를 어느정도 물더라도 자녀에게 재산을 증여해주면 10년~20년 후에 재산의 가치가 몇 배로 늘어나도 걱정이 없고, 결과적으로 지금의 증여세보다 상속세를 크게 절약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모님의 재산을 증여로 받는 것이 유리할지, 또는 사후 상속재산으로 받는 것이 유리할지에 대해서는 일률적인 답변이 어렵다. 부모님의 재산규모와 연령에 따라 고려해야 할 사안들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전증여는 ①수증자 분산으로 세부담 감소, ②증여재산공제 활용, ③상속재산 감소, ④자녀의 재산형성에 기여 등 긍정적인 요인이 많다. 하지만 사전증여 후 10년 이내(상속인 외의 자는 5년) 증여자가 사망할 경우 사전증여재산을 상속세 과세가액에 포함시키기 때문에 사전증여 후 최소 10년 이상을 건강하게 사셔야 확실한 절세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상속일로부터 10년 전 증여한 경우 사전증여재산은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제외된다. 또 증여를 한 후 10년 내에 증여자가 사망하였다 하더라도 상속 재산가액에 가산하는 증여재산의 가액은 증여 당시 평가액으로 하므로 부동산이나 주식등을 증여한 후 가격이 올랐다면 상속세를 크게 절약할 수 있다.


다만 세대를 건너뛰어 손자녀에게 곧장 상속하는 경우에는 어느 정도 할증료(가산세)가 붙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가산세는 통상 증여세 산출세액에 30%에 달하는데, 미성년 손자녀가 20억원을 초과하여 증여 받는 경우라면 40%에 상당하는 금액을 가산한다. 이는 본인-자녀-손자녀로 이어지는 연속적인 증여와 비교해 증여세가 줄어드는 것을 보완하기 위한 장치이다. 단 증여자의 직계비속이 사망하여 그 사망자의 직계비속이 증여 받은 경우에는 할증하지 않는다.


조부모의 ‘손주사랑’에 상당한 할증이 붙는다지만 그럼에도 세대간 순차적인 증여보다는 어느 정도 절세 효과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10억 원을 연속적으로 증여한 경우 증여세는 약 3억 9000만 원, 손자녀에게 직접 증여한 경우 약 3억 원 정도로 9000만 원 정도의 절세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손주사랑의 방편으로 증여를 고려하더라도 최소 5년 이상의 장기적 계획을 가지고 실행하여야 절세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여야 한다. 재산 규모나 종류에 따라 미리 증여 받는 것보다 차라리 더 기다렸다가 상속으로 받는 것이 세부담 면에서 유리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전증여로 상속세가 크게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 사전증여 후 10년 내(상속인 외의 자는 5년) 증여자가 사망해서 사전증여재산을 상속세 과세가액에 포함해야 한 경우다.




이 경우는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차감하는 상속공제한도가 감소하기 때문에 사전증여 하지 않은 경우보다 상속세 부담이 오히려 높아졌다. 절세를 위해 진행한 사전증여가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억대의 세금 폭탄이 된 것이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것이 사람의 일이라고 한다. 모든 상황을 미리 준비할 수는 없지만, 사전증여를 고려하고 있다면 실행에 앞서 전문가를 찾아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한 유불리를 검토한 후에 의사결정 하는 것이 절세로 가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NH투자증권 TAX센터 이점옥 수석연구원(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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