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여 백신 예약 첫날부터 예약 시스템에서 50대와 18세 이상 기저질환자 등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 대상자가 아닌데도 예약이 이뤄져 혼선이 빚어졌다.
18일 경기도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 A 씨는 잔여 백신 예약 시스템을 통해 4차 백신 접종을 신청했다. 자신이 자녀들에게 코로나19를 옮길까 걱정해서다. 본인이 기저질환이 없기 때문에 신청 자체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예약이 이뤄졌다. A 씨가 해당 병원에 전화로 문의하자 “잔여 백신 예약은 돼도 실제 접종은 할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방역 당국은 연령대별 부작용 가능성 등을 고려해 4차 접종 대상자를 정했지만 정작 예약 시스템에는 접종 기준이 적용되지 않은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기저질환이 없는 30대가 4차 접종을 받았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날부터 잔여 백신을 활용해 4차 접종을 할 수 있는 대상자는 50대 이상 및 18세 이상 기저질환자, 면역 저하자 등이다. 기저질환에는 △천식 등 만성 폐 질환 △심장 질환 △류머티즘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암 △당뇨병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병 △비만(BMI≥30㎏/㎡) 등이 포함된다.
질병관리청이 대상을 이렇게 정한 것은 백신 접종에 따른 부작용과 백신 수급 상황 등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잔여 백신 예약 시스템에는 이를 걸러내는 장치가 없어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4차 접종 예약이 가능한 상황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기저질환이 있는지, 없는지 여부까지 잔여 백신 예약 시스템으로 걸러내기는 힘들다”며 “예약이 되면 의료기관이 전화해 대상자 여부를 확인하거나 접종 전 문진을 통해 미대상자를 걸러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선 의료기관도 미대상자를 제대로 가려내지 못할 가능성이 열려 있어 우려된다. 문진에 의존하다 보면 개인이 인지하고 있는 기저질환 정보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울경제 취재 결과 일부 의료기관은 의료기관이 미대상자를 걸러내야 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실제 한 병원 관계자는 “대상자가 아니면 예약 자체가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상하다”며 “시스템에 오류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잔여 예약 시스템을 제공하는 네이버 등도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네이버의 한 관계자는 “기저질환 정보를 모두 확보하고 있지 않다 보니 현재는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할 수 있도록 해놓은 상태”라면서 “하지만 현장에서 혼란이 일고 있는 만큼 이날 중에 4차 접종은 18-49세 기저질환자와 50대 이상만 가능하다는 안내 문구를 추가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