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이창용 첫 회동…외환·증시 선제 대응한다

변동성 확대 대비 적기에 안정조치
공매도 금지·증안기금활용 등 검토
인플레·경기하방 위험 대응 공조
가계부채 구조·체질 개선도 협력

김주현(오른쪽) 금융위원장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첫 회동을 갖고 국내외 변동성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양 기관의 공조를 강화하기로 논의하고 있다. 사진 제공=금융위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가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때 적기에 시장 안정 조치를 시행할 수 있도록 리스크를 공동 점검하기로 했다. 외환시장과 주식시장 등에서 나타날 수 있는 위험 요인에 선제적으로 정책적 대응을 하겠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미 언급된 공매도 금지, 증시안정기금 등 구체적인 시행 방안들이 리스크 점검 이후 논의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는 김주현 위원장이 18일 한은 본관에서 이창용 총재와 처음 만나 이 같은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 회동에서 김 위원장과 이 총재는 인플레이션 가속, 경기 하방 위험 증대,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등에 선제적으로 정책 대응을 하겠다는 데 뜻을 모았다.


구체적으로는 통화정책과 금융정책 간 조화로운 운영을 위해 양 기관이 공조하고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리스크를 공동 점검한다. 취약차주와 한계기업의 잠재 부실이 현재화돼 금융시장의 안전성과 건전성을 위협하지 않도록 가계부채의 구조 및 체질 개선도 추진한다. 또 금융 산업의 디지털화에 따른 파급효과를 점검해 새로운 리스크 요인을 식별, 대응하는 데도 협력하기로 했다. 금융위 측은 “앞으로도 한은 총재와 금융위원장이 격의 없이 만나는 기회를 수시로 마련하고 실무진 간 소통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금융위와 한은은 이날 만남으로 시장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시장 관계자들은 두 기관 수장의 만남과 적기 시장안정 조치 협의에 대한 소식만으로도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수는 13거래일 만에 2370선을 회복했다. 원·달러 환율도 전 거래일 종가보다 8원 70전 내린 1317원 40전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시장에서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할 구체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 위원장이 공매도 금지, 증안기금 등을 언급했던 만큼 구체적인 시행 여부, 방안 등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은 11일 취임 당일 간담회에서 “시장 상황을 보고 필요하면 공매도(금지)뿐만 아니라 증안기금도 활용해야 할 것”이라며 “금융위 혼자 결정하는 게 아니라 전문가들과 의견을 나눠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역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어떤 정책적 수단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측면에서 (김 위원장과) 같은 생각”이라며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공매도 금지와 증안기금이 시장 안정을 위한 실질적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글로벌 이슈, 실물경제 부진 등 경제 상황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상황에서 공매도 금지와 증안기금이 시장의 변동성 해소에는 제한적이라는 이유에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 당국이 불공정거래, 시세 정보를 이용한 불법 공매도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시간 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선진국지수 편입 문제 등과도 연결돼 있어 금융 당국도 고민하는 분위기”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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