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는 효린처럼…5년 만에 자찬한 성장의 결과물(종합) [SE★현장]

가수 효린이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열린 세 번째 미니앨범 ‘iCE’ 쇼케이스에 참석했다. / 사진=브리지 제공

갈수록 효린만의 색깔이 짙어지고 있다. 시원한 보컬은 물론 퍼포먼스, 콘셉트 모두 효린의 손길이 닿지 않은 것이 없다. 남들의 것을 따라가지 않는, 효린만의 음악이다.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효린의 세 번째 미니앨범 '아이스(iCE)' 쇼케이스가 개최됐다.


'아이스'는 효린이 싱글 '레인 로우(Layin' Low)' 이후 6개월 만에 발표하는 것이자, 지난 6월 종영한 Mnet '퀸덤2' 이후 1개월여 만에 본격적인 활동을 알리는 것이다. 효린은 직접 프로듀싱한 것은 물론, 전곡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효린은 "'킹덤2'가 끝나고 여름에 앨범으로 인사드리고 싶었다. 콘셉트와 무드를 어떻게 가져가면 좋을지 오랫동안 고민했는데 여름이니까 시원하게 하면 좋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말해주는 '서머 퀸'이라는 수식어도 감사하지만 그런 것들에 치중하지 않고 여름에 필요로 하고 많이 찾게 되는 게 무엇일까 생각했다. 그러면서 '아이스'라는 키워드가 생각났다"며 "여름에는 시원한 음료와 얼음을 찾게 되지 않나. 얼음이 차갑고 단단할 때가 있지만 녹을 때는 금방 녹는다. 무대 위에서 파워풀하고 쿨한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다 보니 무대 위 내 모습이고 아래의 모습이 얼음이 녹았을 때 모습 같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노 땡스(NO THANKS)'는 힙합과 알앤비가 믹스 매치된 댄스 장르로 효린의 강점이 최대치로 표현됐다. 파트별 메이저 코드와 마이너 코드가 교차하는 독특한 구성이 특징이다. 쿨하게 상대를 밀어내지만 가끔은 사랑을 바라고, 얼음처럼 차가워도 한순간 녹아버리기도 하는 솔직한 마음을 담겼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높은 힐을 신고 퍼포먼스를 하는 것이 눈에 띈다. 여기에 후렴구에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제스처가 가미돼 대중성까지 잡았다. 효린은 "왜 힐 댄스를 고집하는지 내 자신에게 물어봤다"며 "'내가 이건 못하겠지?'라고 생각이 들면 바로 '그럼 한 번 해볼까'라는 생각이 든다. 한계치에 도전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경연 프로그램을 하다 보니 무대 위에서 각이 잡혀 있고 딱딱하고 무게감 있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린 것 같다. 이번에는 힘을 빼고 여유를 즐기면서 더운 여름에 다 같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룹 씨스타 해체 이후 홀로서기한 효린의 아티스트다운 매력은 '퀸덤2'에서 제대로 보였다. 직접 곡 선정부터 무대 기획까지 해내고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보컬과 퍼포먼스 실력으로 대중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효린은 "'킹덤2' 후 컴백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압박감을 느끼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머 퀸'이라는 수식어가 정말 감사하지만 씨스타 네 명이 받은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혼자서 음악 활동을 하다 보면 그룹 활동을 할 때 받은 수식어에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한다"거 털어놨다.


'퀸덤2'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그는 "그동안 주어진 음악과 안무 등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에 신경 썼다면, 이번에는 내가 해석하고 어떤 콘셉트로 보여줘야 하는지 고민하고 직접 참여해서 만드는 것에 수많은 고민을 했다"며 "정말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아이스' 전곡 프로듀싱과 작사, 작곡에 이름을 올린 것은 성장의 결과물이다. 효린은 "처음 프로듀싱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대 위에서 노래하지만 감정만 전달하는 역할이 아니라 나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어서였다. 나와 똑같은 감정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것에 성취감을 느꼈다"며 "정말 값지고 소중한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이번 앨범 크레디트에 내 이름이 모두 들어가 있는 걸 보니 뭉클하더라. 나 자신에게 칭찬을 잘 하지 못하는 편인데 이번 앨범이 나왔을 때는 '5년 동안 쉬지 않고 한순간도 그냥 보내지 않고 열심히 했구나'라고 처음으로 스스로 칭찬했다"고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이 배경에는 1인 기획사가 있었다. 효린은 1인 기획사를 운영하게 된 계기에 대해 "무대를 빨리하고 싶었다. 많은 분들에게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어서 빨리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며 "그런데 정말 쉽지 않다. 내가 세상 물정을 몰랐다고 생각이 들 정도"라고 했다. 이어 "힘든 것투성이지만 그만큼 내가 성장하고, 깨닫는 과정이 감사하다"며 "계속해서 멈춰있지 않고 나아가고 싶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내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효린은 그간의 성장이 담긴 이번 앨범으로 얻고 싶은 목표로 거창한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나의 어떤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목표는 뚜렷하게 없다. 나는 재밌고 풀어져 있는 편안한 사람인데 무대 위에서는 다가가기 어렵고 차가운 모습이 주로 비춰진 것 같아 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녹여내고 싶었다"며 "내가 열심히 준비한 음악을 듣고 시원하고 즐겁게 보내는 것만을 바란다. 내 음악을 듣고 근심을 훌훌 털어버리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그는 "늘 무대와 공연이 감사하다. 그 크기가 얼마큼인지 가늠하지 못했다"며 "평생 무대를 하고 싶은 사람이기 때문에 곧 콘서트를 준비해서 인사드릴까 한다. 빠른 시일 내에 콘서트로 다양하고 멋지고 흥미로운 공연을 보여드릴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효린의 '아이스'는 이날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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