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 용의 출현' 박해일 "처음 겪는 사이즈의 현장…후회 없는 연기했다" [SE★현장]

박해일 배우가 19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월드타워에서 열린 '한산:용의 출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 김규빈 인턴기자

배우 박해일이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을 통해 색다른 이순신 장군 연기를 펼쳤다. 그는 말보다 눈빛으로 극을 압도하고 전체적인 분위기를 아우르는 데 집중했다.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한산: 용의 출현’(이하 ‘한산’)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김한민 감독과 배우 박해일, 변요한, 김성규, 김성균, 김향기, 옥택연, 박지환, 조재윤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작품은 명량해전 5년 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박해일)과 조선 수군의 한산해전을 그렸다.


박해일은 어떤 상황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지혜로운 성정을 지닌 조선 최고의 장군 이순신을 연기했다. 이순신은 조선의 바다를 지키는 전라좌수사로, 파죽지세로 진군하는 왜군과 절대적 수세에 놓인 조선의 위기 속에서 굳건한 신념으로 한산도 앞바다에서 필사의 전략을 거행한다.


‘한산’은 해전인 한산대첩을 바다에서 촬영하지 않았다. 학익진을 구현하기 위해 강원도 평창 스피드스케이트장을 통째로 빌려 3,000평 정도의 실내 세트장을 만들어 VFX를 활용한 것. 스크린 위 VFX로 구현된 학익진은 실제처럼 장대하다.


이날 작품 완성본을 처음 봤다는 박해일은 “CG가 99.99% 정도인데 놀라웠다. 전투신은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빠르고 사운드도 완벽했다”고 감탄했다. 이어 “배우로서 이런 사이즈의 현장을 처음 겪어봤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현장 생각이 많이 났다”며 “(김한민 감독이) 한산이 실제로 여름에 벌어졌고 비슷한 시기에 크랭크인을 하고 싶다고 해서 여름에 모든 배우들이 무거운 갑옷을 입고 견뎌내며 촬영했다. 이 결과가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모르겠지만 후회 없는 연기를 펼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생각한 이순신 장군은 한산해전에서 지장(智將), 명량에서는 용장(勇將), 노량에서는 현장(賢將)이다. 그렇기 때문에 박해일이 연기한 이순신은 김감독의 2014년 전작 ‘명량’의 주연 배우 최민식과 비교되기도 한다. 박해일은 “‘한산’은 ‘명량’의 대역전극 성격과는 다르다. 또 내가 맡은 이순신 역은 물같이 어떤 것이 섞여도 그 느낌이 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순신 주변의 배우들이 잘 드러나는 방식으로 하고 싶었다. 촬영하기 전에도 감독님과 이야기한 부분”이라며 “이순신이 안 나오는 장면에서도 이순신의 세밀한 전략들이 다른 배우들에 의해 구현되는 것이 보인다. 최민식이 화염방사기 같은 연기를 했던 것과의 차이점이다”라고 말했다.


박해일은 진중한 태도의 지혜로운 장수인 이순신을 연기하기 위해 역동적인 연기보다 눈빛과 분위기로 극을 압도했다. 그는 “이순신의 태도와 캐릭터를 보니 말수가 적고 희로애락의 감정 표현이 잘 드러나지 않은 방식이었다”며 “그러면 더 말을 안 하는 방식으로 해야 하는데 안 하게 되면 연기를 안하게 될 수 있으니 연기의 절제를 이번 작품에서 더 강하게 깨달았다. 그 절제 속에서도 에너지를 잃지 않아야 한다는 나만의 숙제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코로나 시국에 힘들게 촬영한 ‘한산’은 오랫동안 개봉 시기를 기다리다 올여름 극장가에 나서게 됐다. 김 감독의 이순신 3부작 시리즈 중 두 번째 작품이라는 것도 의미가 있다. ‘명량’ ‘한산’ 이후에는 ‘노량: 죽음의 바다’가 있다. 박해일은 “‘노량: 죽음의 바다’까지 개봉한 후에 ‘한산’부터 다시 (순서대로) 찾아보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능숙한 일본어 연기를 구사하고 한여름에 무거운 갑옷을 입고 촬영한 배우들, 안성기, 손현주 등 관록 있는 선배 배우들이 작품의 무게감을 높여준 것을 강조했다. 그는 “여름 시장에 큰 영화들이 많이 개봉하는 이색적인 상황이지 않나. 오로지 관객들이 극장에서 올여름을 즐기길 바란다”고 했다. 오는 2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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