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이 최근 안정된 흐름을 보이면서 멈춰 있던 양천구 목동 아파트 재건축 사업의 물꼬가 트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집값 자극을 우려해 일대 지구단위계획 확정에 미온적이었던 서울시 내부에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양천구청은 최근 서울시에 목동신시가지 6단지 아파트의 재건축 정비계획 및 구역 지정안을 제시했다. 정비계획안은 2018년 공람된 지구단위계획을 바탕으로 6단지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가 마련한 것으로 기존 1362가구에서 최고 35층, 2298가구로 재건축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6단지는 1~14단지에 이르는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중 유일하게 2020년 6월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해 재건축 사업 단계가 가장 앞선 곳이다. 6단지 재건축추진준비위는 정비계획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하면 그 내용을 지구단위계획에 반영하고 이후 지구단위계획이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통과하면 사업 진행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집값을 자극할 우려가 있어 지구단위계획 확정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최근 집값이 안정화 흐름을 보이고 있어 추진 여건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값은 올해 5월 30일 하락 전환한 뒤 이달 11일까지 7주 연속 하락했고 양천구 전체 집값도 지난달 6월 13일 이후 5주 연속 내림세다.
다만 서울시는 6단지를 제외한 목동신시가지 다른 단지들이 모두 안전진단을 통과해야 그때부터 지구단위계획 상정 및 개별 단지들의 정비계획 및 구역 지정안 입안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목동신시가지 단지 가운데 9·11단지는 적정성 검토(2차 정밀안전진단)에서 탈락한 상태이며 1~5단지, 7·8·10·12·13·14단지는 적정성 검토는 신청했지만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는 방식으로 안전진단 절차를 유예하는 중이다.
결국 목동 아파트 재건축 사업의 열쇠는 정밀안전진단 규제 완화 여부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공약에서 재건축 규제 완화의 일환으로 정밀안전진단 면제를 약속했지만 전문가들은 안전진단 면제보다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일부 완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