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가 근무한 공군 20전투비행단에서 여군 부사관이 사망하는 사건이 재차 발생했다. 공군 군사경찰이 민간 경찰 입회하에 경위 파악에 착수한 가운데 안미영(사법연수원 25기) 특별검사팀은 19일 공군본부 등을 압수수색했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0분께 공군 20전투비행단 영내 독신자 숙소에서 A(21) 하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재까지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발견 당시 정황은 극단적인 선택으로 추정되고 있다. A 하사는 지난해 3월 임관하고 한 달 후에 현재 보직을 부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은 이달부터 군인 사망 사건이 민간 사법기관으로 이관된 데 따라 사건 발생 사실을 충남경찰청에 알렸다. 군사경찰은 민간 경찰 입회하에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범죄 혐의가 포착되면 사건은 민간 경찰로 이관된다. 국가인권위원회와 군인권보호관도 공군으로부터 내용을 통보받아 조사를 개시했다.
공군 20비행단은 지난해 5월 22일 극단적인 선택으로 숨진 이 중사가 근무한 부대다. 이 중사는 지난해 3월 선임 부사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즉각 신고했고 군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같은 해 5월 21일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유족들은 고인이 동료·선임 등에게서 2차 피해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사건을 수사한 국방부는 지난해 10월 총 25명을 형사입건해 15명을 기소했지만 초동수사를 맡았던 20비행단 군사경찰·군검사 및 군검찰을 지휘·감독한 전 법무실장 등 지휘부는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해 논란을 불렀고 결국 특검 수사로 이어졌다.
특검은 이날 오전 공군본부 공보정훈실 등에 수사관 등을 보내 이 중사 사망 사건 당시 공군본부가 생산한 보도 자료, 내부 보고서 등을 확보했다. 공군본부에 대한 압수수색은 지난달 28일에 이어 두 번째다. 특검팀은 전날에도 국방부 군사법원 사무실 등도 압수수색해 이 중사 사건 관계자들의 재판 기록도 확보했다. 현재까지 특검팀이 압수수색한 곳만 30여 곳에 달한다. 특검은 충분한 사전 조사를 완료하는 대로 수사 책임자로 지목된 전익수(52·준장) 공군 법무실장 등 군 관계자에 대한 소환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특검팀은 1차 수사 기한이 다음 달 13일로 임박한 만큼 조만간 윤석열 대통령에게 수사 기간 연장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법상 수사를 개시한 지 70일 안에 수사를 마치지 못하거나,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우면 대통령 승인을 받아 수사 기간을 30일 연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