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줄었지만 中 늘어…갈길 먼 소부장 독립

상반기 日비중 15.4% 10년내 최저
中은 24.9%에서 29.2%로 껑충
"韓, 2차전지 등 中 의존도 높아
무역전쟁땐 신산업 붕괴 우려"

올해 상반기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제품의 일본 수입 비중이 15%선을 소폭 웃돌아 10년 내 최저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중국 의존도는 30%에 육박했다. 2012년 소부장 제품의 일본과 중국 수입 비중이 각각 23.8%, 24.9%였다는 점에서 대일 의존도가 줄어드는 사이 중국의 영향력 확대가 눈에 띈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소부장 종합포털 ‘소부장넷’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소부장 수입액 1300억 6700만 달러 중 일본 수입액은 200억 7200만 달러, 중국 수입액은 380억 3400만 달러로 각각 나타났다. 수입 비중으로는 일본이 15.4%, 중국이 29.2%였다. 일본 수입 비중은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반기 기준 최저치를 기록한 대신 중국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올해 상반기 일본 수입 비중은 10년 전인 2012년(23.8%)보다 8.4%포인트 낮아졌다. 소부장 일본 수입 의존도는 지속해 줄어들었다. 특히 2019년 7월 불화수소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3개 반도체 핵심 품목에 대해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한 후 하락세는 더 두드러진다. 2018년 하반기 17.8%였던 소부장 수입 일본 의존도는 2020년 하반기 17.4%로 소폭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 상반기 15.9%, 하반기 15.8%, 올해 상반기 15.4%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 이후 한국으로 공장을 이전한 기업들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소부장 협력 모델은 3년가량의 시차를 두고 성과가 나온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 수입 의존도는 2012년 24.9%에서 올해 상반기 29.2%로 4.3%포인트 올랐다. 특히 요소수 사태가 발생했던 지난해 하반기에는 29.7%까지 기록했다. 이는 2차전지의 핵심 원재료인 산화리튬·산화코발트·황산코발트·인조흑연 등 국내에서 구할 수 없는 소재뿐 아니라 중국이 가격을 무기로 값싼 범용 제품을 내놓으며 국내 수입 시장을 크게 잠식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높은 중국 의존도가 국내 제조업의 생태계를 망가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공급망이 안보와 직결되는 추세인데, 높은 중국 의존도로 인해 무역 전쟁 발발 시 반도체·2차전지와 같은 한국의 핵심 산업이 붕괴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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