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출범 2개월여 만에 반도체 초강대국을 향한 종합 대책을 내놓자 업계는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간 기업들이 요구했던 사항을 대부분 반영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다만 반도체 설비투자 관련 세액공제 비율은 미국 등 경쟁국보다 여전히 낮아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반도체 산업계에서는 21일 산업통상자원부의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전략’을 두고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창한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서울경제 취재진과의 전화 통화에서 “인력 양성, 공장 부지 신속 마련 등 협회사들이 원하는 바를 전략에 두루두루 담았다는 점에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이날 논평을 내고 반도체 산업 부흥에 기대를 내비쳤다. 경총은 “기업 투자 지원, 민관 합동 인력 양성, 선도 기술 확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생태계 구축 등 현장의 목소리를 잘 반영했다”고 논평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대학 정원 규제 완화, 노동·환경 규제 대폭 개선에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대기업 설비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 기준을 중견기업과 같은 8~12%로 정한 부분을 향해 실망스럽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과 유럽 등이 반도체 설비투자액의 최대 40%가량을 공제해 주겠다고 나선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애초 윤석열 대통령 당선 직후부터 국내 기업들이 요청한 세액공제율 수준은 20~50%였다.
이와 관련해서는 정부가 세수 감소 부작용을 지나치게 걱정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었다. 실제로 2020년 기준 한국 전체 제조업 설비투자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45%에 달한다.
유 본부장은 “대기업 설비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을 기존 6∼10%에서 2%포인트만 올렸는데 미국에 상응할 수준까지 상향해야 한다”며 “발표된 지원 대책이 지연되지 않고 조기에 실행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합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치열한 글로벌 반도체 전쟁에서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대책을 보완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부회장은 “앞으로 파운드리(위탁 생산)나 시스템 집적회로(IC), 팹리스(설계) 등 우리가 부족한 분야에 대해서도 정부와 산업계가 함께 힘을 모아 고도의 전략을 짜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