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중단시켰던 검찰과 언론의 이른바 ‘티타임(비공개 정례 브리핑)’이 다음 주부터 재개된다. 복잡하고 중요한 사건의 경우 수사 책임자인 차장검사가 직접 공보할 수 있는 근거를 두는 등 그동안 막혀 있던 정보를 공개해 국민들의 알 권리를 보장한다는 취지다.
법무부는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한 ‘형사사건 공보에 관한 규정(법무부 훈령)’을 마련해 25일부터 시행한다고 22일 밝혔다. 원칙적으로 형사사건 공개를 금지하는 기존의 기조를 유지하되,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공보 방식을 다양화하고 공보 요건을 현실화한 것이 개정 내용의 골자다.
우선 전문공보관의 설명만으로는 부족했던 복잡하고 중요한 사건의 공보는 예외적으로 수사 실무자인 차장검사가 직접 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했다. 차장검사는 국민적 관심이 있는 등 중요 사건에 대해 소속 검찰청의 장의 사전승인을 받아 지정된 장소에서 공보할 수 있다.
‘티타임’으로 불리는 이 같은 검찰의 비공개 정례 브리핑은 과거 전문 공보관이 없던 시절에 언론의 사건 이해를 돕고 과열 취재와 오보 등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로 운용됐다. 그러나 피의사실 공표, 검찰·언론 유착 등의 논란이 일자 조 전 장관은 재임 기간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을 추진했고 검찰과 언론의 티타임은 2019년 12월부터 중단됐다.
하지만 공보 요건과 방식이 지나치게 제한적이어서 국민의 알 권리 보장에 미흡하고 오보에 제때 대응하지 않아 수사에 대한 불신이 가중된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되자 법무부는 지난달부터 개정 작업을 해왔다.
사건 내용 공개 여부를 심의하던 형사사건공개심의위원회는 폐지된다. 기대했던 역할에 미치지 못하고 오히려 신속한 공보 대응 등에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을 고려해서다. 대신 각급 검찰청의 장의 승인에 따라 공보할 수 있도록 해 기관장의 공보에 대한 책임을 강화했다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공소제기 전 검찰의 공보에 대한 피의자의 반론요청이 있는 경우 검찰에서 같은 방식으로 반론을 공개하도록 한 규정도 없앴다. 오보에 대한 반론은 해당 언론을 통해서 하도록 한 언론중재법 등의 규정 취지와 보도의 자유를 제약한다는 언론계의 주장과 현재까지 반론권 행사 사례가 없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고려했다. 사건관계인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포토라인 금지, 수사에 관여하지 않은 전문공보관의 공보 원칙 등은 현행대로 유지한다. 법무부는 “개정 규정을 철저히 준수해 사건관계인의 인권을 보호하고 형사사건 공보의 공익적 목적도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