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조코위 인니 대통령 방한때 '세종시 세일즈'…'네옴시티' 수주엔 이재용·정의선 등판

[제2 중동붐 이끄는 k건설]
<상>'고유가 잭팟' 노린 수주 총력전
국토부 印尼와 기술협력 MOU 공들여
네옴시티, 이재용·정의선 직접 챙길 듯
정부도 고위급 협력단 파견해 지원사격

역대급 인프라 사업을 공식화한 5개국에 초점을 맞춘 ‘해외 5대 인프라 프로젝트’는 해외 수주 확대를 통해 국내 경제위기를 돌파하려는 윤석열 정부의 핵심 승부처로 꼽힌다. 이들 5개국이 발주를 앞둔 프로젝트들은 한국 정부와 기업이 다년간 노하우를 축적하면서 수주를 위해 공을 들여온 분야이기도 하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정상 외교를 통해 수주전을 지원사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만큼 해외 수주에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4일 국토교통부와 외교가 등에 따르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27일 방한을 계기로 정부는 세종 행정도시 건설 경험을 소개하고 관련 사업 수주 가능성을 타진할 방침이다. 행정수도 이전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조코위 대통령은 세종특별자치시 모델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방문을 강력히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방한 일정이 짧은 데다 이동 거리 및 동선 등의 문제가 있어 방문이 성사될지는 불확실하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수도 누산타라 조감도. /서울경제DB


수도이전 경험 공유…G2G로 수주전 기반닦아


앞서 인도네시아 의회는 올해 1월 수도를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섬 동칼리만탄으로 이전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새 수도의 이름은 ‘많은 섬’이라는 뜻의 누산타라로 인도네시아 정부는 해당 법안에 근거해 466조 루피아(약 40조 8682억 원) 규모의 수도 이전 사업을 다음 달부터 본격화한다. 글로벌 수주전도 이 즈음부터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4년까지 대통령궁과 국회의사당·정부청사 등 정부 핵심 시설을 구축하는 1단계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앞서 국토부는 ‘성공적인 정부 대 정부(G2G) 협력 모델’을 목표로 2019년 인도네시아 정부와 수도 이전 기술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 양국 간 정기 세미나 및 초청 연수 등을 진행하며 수주전에 앞서 정책적 공감대를 형성해왔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관계자는 “현재 수도 이전 관련 직무를 맡은 인도네시아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초청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며 “토지 개발 계획 수립부터 스마트시티 개발 사례인 에코델타시티, 효율적인 교통 관리 시스템 등 실질적으로 필요한 노하우를 전수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조코 위도도(가운데)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2019년 8월 26일(현지 시간) 수도이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EPA연합뉴스


이재용·정의선도 직접 나선다…‘제2 중동붐’ 물꼬 틀까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 지원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20일 방한한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사우디 외교부 장관에게 “한국 기업들이 네옴시티 건설 등 주요 사업에 참여해 사우디 비전 2030 실현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네옴시티는 사우디 북서부 홍해 인근의 2만 6500㎢ 부지에 계획된 미래 도시로 석유에 의존해온 사우디 경제를 첨단 제조업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사우디 비전 2030’의 핵심이다. 총 사업비 5000억 달러(약 656조 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인프라 사업이다. 현재 사우디 정부는 네옴시티 사업 발주를 철저하게 비공개로 실시하고 있으며 2025년 1차 완공 목표까지 굵직한 공사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기업으로는 삼성·현대차그룹 등이 수주전에 뛰어들어 최근 삼성물산·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네옴시티 ‘더 라인’의 터널 공사를 수주했다.


재계에서는 빈 살만 왕세자와 친분이 두터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물산의 초고층 빌딩 및 주택, 플랜트 사업 수주와 삼성전자의 스마트시티 관련 인공지능(AI)·반도체 등의 수주에 앞장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그룹도 도심항공기(UAM)·로봇·자율주행·그린수소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어 정의선 회장이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사우디아라비아가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홍해 위의 미래 신도시 네옴의 옥사곤 조감도./트위터

정부는 이외에도 안보·경제적 이유로 신공항을 준비하는 폴란드, 세계 최대 석유화학 연구센터(R&D)를 짓는 쿠웨이트, 가스전과 원전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대상으로 고위급 인프라 협력단을 파견하고 정책금융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손태홍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초점을 맞추고 있는 5대 프로젝트는 개별 국가에서 추진하는 메가 프로젝트”라며 “금융 지원과 종합적 사업 관리 역량이 수주 성패를 가르는 요인이기 때문에 정부가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과거 한국 기업들이 대규모 수주했던 다른 국가들도 놓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한국 기업의 해외 건설 누적 수주 규모 통계를 보면 1~3위는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UAE·쿠웨이트가 차지하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 올린 누적 수주액은 각각 1549억 달러, 830억 달러, 487억 달러로 집계됐다. 4위는 싱가포르(465억 달러), 5위는 베트남(464억 달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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