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자력산업 경쟁력, 탈원전 이전 65% 수준"…복구에 4년 예상

■전경련 원자력기업 설문
"文정부 탈원전으로 수익성 악화
일감 공급·금융 부담 완화 필요"
업계 가장 큰 고충은 '인력 부족'

국내 원자력 산업 경쟁력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이전과 비교해 35%가량 약화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원전 사업 재활성화를 위해 신속한 일감 공급과 금융 부담 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달 7~22일 주요 70개 원자력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조사 결과 국내 원자력 산업 경쟁력은 탈원전 이전 대비 65%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인 51.6%가 탈원전 이전에 비해 경쟁력이 30~40% 하락했다고 응답했으며 ‘20~30% 하락(22.6%)’ ‘10~20% 하락(6.5%)’ ‘기타(19.4%)’ 순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기존 원전 산업의 경쟁력이 복구되는 데까지 약 3.9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응답 기업의 51.6%가 원전 생태계 회복에 2~4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답했으며 ‘4년 이상 6년 미만(38.7%)’ ‘6년 이상 8년 미만(6.5%)’ ‘2년 미만(3.2%)’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원전업계에서는 주요 애로 사항으로 ‘전문 인력 부족(35.7%)’과 ‘운영 자금 부족(30.4%)’을 꼽았다. 한국원자력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원자력 관련 학과 재학생 수는 2165명으로 2017년(2777명) 대비 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협력 업체 사업 포기로 인한 공급망 악화(17.9%)’ ‘차세대 기술 확보 수준 미흡(12.5%)’ 등도 애로 요인으로 지적됐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영향을 받은 분야로는 ‘사업성 저하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54.8%로 가장 많이 지목됐다. 또 ‘인력 이탈로 인한 전문성 약화(29.0%)’ ‘연구개발(R&D) 중단 및 기술 수준 저하(9.7%)’ ‘밸류체인 경쟁력 약화(3.2%)’ 순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원전 생태계 회복을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로 ‘조속한 일감 공급(46.9%)’을 꼽았다. 한 원전업계 관계자는 “현재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가 확정됐지만 실제 수주를 통해 밸류체인으로 그 효과가 전파되기까지는 2~3년이 걸린다”며 “환경영향평가 절차 간소화를 통한 신한울 3·4호기의 조기 착공 재개 등으로 원전업계에 일감을 빠르게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외에도 ‘원전 착공 관련 인허가 규제 개선(28.1%)’ ‘금융 부담 완화(17.2%)’ ‘한계기업 지원(7.8%)’ 등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전 산업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 과제에 대해서는 ‘분야별 전문 인력 육성 지원(27.4%)’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원자력 기술 및 제품의 국산화 완료(24.2%)’ ‘차세대 기술 확보를 위한 R&D 지원(19.4%)’이 뒤를 이었으며 ‘수출 지원 정책 마련(16.1%)’ ‘산업 전반의 법·규제 개선(12.9%)’ 등의 의견도 뒤따랐다. 기타 의견으로 특구 지정을 통한 원전 산업 중심지 육성 등도 제안됐다.


전경련 관계자는 “올 7월 유럽연합(EU) 녹색분류체계(택소노미)에 원전이 친환경 에너지로 분류된 후 한국판 K택소노미에도 원전의 친환경 에너지 포함이 확실시되고 있다”며 “향후 글로벌 원전 산업의 높은 성장세로 수출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한 원전 생태계 회복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