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콘텐츠 싸움"…통신사-OTT연합 경쟁

LGU+, KT 이어 티빙과 손잡고
일정 요금제 선택 '티빙팩' 출시
통신품질 평준화로 차별성 낮아져
OTT가 이용자 유입 키워드로 부상
'적과 동침'도 불사…경쟁구도 격화

LG유플러스(032640)가 KT(030200)에 이어 티빙과의 협력을 공식 발표했다. 유무선 통신 가입자 증가세가 주춤한 가운데 통신 품질이 상향평준화되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사업 확장의 열쇠가 됐다는 평가다.


25일 LG유플러스는 티빙과 손잡고 5G·LTE 프리미어 레귤러 요금제 이상 가입자가 선택할 수 있는 ‘티빙팩’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일정 이상 요금제 가입자는 추가 요금 없이 티빙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상품이다. 기존 넷플릭스·유튜브프리미엄만을 제공하던 패키지에 티빙을 추가한 것이다. 이석영 LG유플러스 뉴미디어트라이브 담당은 “향후 티빙과 적극적인 협력으로 미디어 결합 서비스도 추가 발굴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국내외 다양한 OTT 사업자와 손잡고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티빙 모바일 월정액 상품도 출시한 바 있다. 최근 출시한 구독 플랫폼 ‘유독’에도 티빙이 포함된다. 그간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파라마운트플러스 등 해외 OTT와 협업에 집중하던 LG유플러스가 이용자 유입을 위해 국산 OTT 파트너로 티빙을 택했다는 분석이 따른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와 티빙 간 연합에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티빙이 최근 KT와 적극적인 협업을 벌여온 탓이다. 티빙은 14일 KT시즌과 통합을 공식 발표했다. 티빙 모회사인 CJ ENM은 올 초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티빙과 손 잡은 것은 사실상 KT와 협력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가 ‘적과의 동침’을 택한 것이다. 이는 통신 업계에서 OTT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과거 통신사들은 공시지원금·멤버십·통신품질 등으로 경쟁을 벌여왔다. 그러나 최근들어서는 시장 안정화로 공시지원금 규모가 감소하고, 멤버십과 통신품질 등에서 차별점이 적어지며 가입자 유치를 위한 ‘카드’가 사라지고 있다. 이에 통신사들이 OTT와 결합 요금제 출시로 ‘콘텐츠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KT가 독자 플랫폼 시즌을 포기하고 티빙과 결합에 나선 이유도 독자 콘텐츠 확보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독자 OTT의 존재감이 없던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OTT 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OTT는 통신사 선택의 주요 이유로 떠오르고 있다.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 협업으로 인터넷TV(IPTV) 시장에서 입지를 넓힌 사례가 대표적이다. 넷플릭스 제휴를 처음 시작한 2018년 4분기 401만 명 선이던 LG유플러스 IPTV 가입자는 올 1분기 541만 명으로 35% 늘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최근 출시한 구독 플랫폼 ‘유독’에서도 가장 인기 높은 서비스는 OTT”라고 전했다.





업계는 LG유플러스·KT·티빙 3사간 결합으로 통신·OTT를 망라한 경쟁구도가 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통신 경쟁사 SK텔레콤은 일찌감치 방송 3사와 손잡고 ‘웨이브’를 설립, 콘텐츠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웨이브는 SK텔레콤 구독 플랫폼 ‘T우주’의 주요 서비스 중 하나다. 티빙과 웨이브는 국산 OTT 라이벌이기도 하다. 티빙은 시즌과 결합으로 국산 OTT 이용자 1위에 오를 전망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6월 국내 주요 OTT 월 실사용자(MAU)는 넷플릭스 1117만 명, 웨이브 423만 명, 티빙 401만 명, 쿠팡플레이 373만 명, 디즈니플러스 168만 명, 시즌 156만 명 순이었다. 티빙과 시즌 결합시 MAU는 557만으로 기존 국산 1위 웨이브를 넘어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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