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원숭이두창 '비상사태' 선언에 관련주 급변동 [Why 바이오]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공중보건비상사태(PHEIC) 선언
미코바이오메드, 녹십자엠에스, 차백신연구소 등 주가 상승

원숭이 두창에 걸린 사람의 손. AP연합뉴스



주말 세계보건기구(WHO)가 글로벌 원숭이 두창 감염 확산 대해 대해 공중보건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는 소식에 국내 증시에서 원숭이 두창 관련주가 25일 오전 강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오후 들어서는 테마 열기가 시들해지면서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하는 분위기다.


시장에서 원숭이 두창 관련주로 분류되는 미코바이오메드(214610)는 25일 오후 2시 35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3.20%상승한 1만 4500얼마에 거래됐다. 이 종목은 이날 장중 한 때 1만 64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같은 시각 차백신연구소(261780)는 1.12% 오른 8100원에 거래됐다. 이 종목 역시 이날의 고점인 8400원에 비해서는 주가가 내려왔다. 녹십자엠에스(142280) 역시 이날 8690원까지 올랐지만 2시 46분 현재는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오히려 0.37% 떨어진 8180원에 거래됐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천연두(사람 두창) 백신을 만들어 정부에 납품하는 HK이노엔(195940) 역시 장중 한 때 4만 3650원까지 올랐지만 같은 시각 현재는 2% 빠진 4만 1650원에 거래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20일 기준으로 파악한 전 세계 원숭이 두창 환자 수는 72개국에 걸친 1만5800명이다. 6월까지만 해도 전 세계 환자 수가 3000여 명 선이었던 점에 비춰 보면 급증세가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이에 WHO는 23일(현지시간) 최고 수준의 공중 보건 경계 선언인 PHEIC를 발령했다. PHEIC가 선언되면 WHO가 질병 억제를 위한 연구와 자금 지원, 국제적 보건 조치 등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게 된다.


PHEIC는 과거 신종 인플루엔자A(H1N1)와 에볼라 때도 내려진 바 있다. 현재는코로나19와 소아마비에 대해서만 유지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원숭이 두창 테마가 형성된 것은 5월 하순께다. 질병관리청이 국내 원숭이 발생에 대비해 검사체계 구축을 완료했다고 밝히자 HK이노엔에 투자자 괸심이 집중됐다. 이후 몇몇 회사들이 원숭이 두창 검사 키트 등 개발을 마쳤다고 앞다퉈 밝히면서 원숭이 두창 관련주 테마가 형성됐고 관련 뉴스가 나올 때마다 주가가 출렁이는 변동성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 원숭이두창 치료제는 없다. 전문가들은 기존 천연두 백신이 원숭이두창에 대해 85% 이상의 예방률을 나타낸다고 보고 있다. 해외에서는 덴마크 제약사 바바리안 노르딕이 개발한 ‘자이니오스’가 2019년 원숭이두창과 천연두를 동시에 예방하는 용도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원숭이 두창 관련주의 주가 변동성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보고된 바로는 원숭이 두창은 코로나19처럼 무차별적으로 확산해 광범위한 피해를 입히지는 않는다”면서 “관련 뉴스가 나올 때마가 주가가 출렁거리는 것은 과열됐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실제로도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긴급위원회 전원의 찬성을 얻지 않은 상태에서 이례적으로 PHEIC를 선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15명의 위원 가운데 6명은 비상사태 선포에 찬성했지만 9명은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위원들의 관점이 엇갈렸던 점을 알고 있고, 쉽고 간단하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던 점도 안다"면서도 "원숭이 두창은 우리가 잘 모르는 새로운 전파 방식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원숭이 두창의 확산 정도나 치명률 등이 PHEIC를 선언할 요건을 갖췄는지를 두고는 여전히 논란이 있지만 더 많은 국가로 확산하기 전에 전 세계가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는 질병이라고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이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원숭이 두창 테마가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밝힌 회사도 있다. 원숭이 두창 관련주로 구분되는 한 회사 관계자는 “다양한 제품과 연구개발(R&D)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데 원숭이 두창 관련한 것만 주목을 받고, 그 이유로 주가가 급변동하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 좋은 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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