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 시간) 대만에서 코로나 19로 지난 2년간 중단했던 군사훈련 및 민간 방공 훈련이 재개됐다. 최근 중국과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훈련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래 처음 개시된다는 점에서 외신의 주목을 받았다.
대만 국방부는 이날 중국의 침공 상황을 가정해 실시하는 연례 최대 규모 '한광'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해당 훈련은 29일까지 5일간 진행되며, 중국이 취할 수 있는 모든 군사적 행동을 시뮬레이션(모의실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국방부는 이번 훈련에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이 담겼다고 밝혔다. 예컨대 이날 수도 타이베이에서는 우크라이나 도시전의 일환으로 알려진 ‘참호전’이 진행됐다. 아울러 일부 고층 건물에는 스팅어 미사일도 배치됐다. 외신은 저공으로 제트키·헬리콥터 등을 격추하는데 탁월한 스팅어 미사일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공군을 상대할 때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타이베이와 북부 일부 도시에서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완안' 방공훈련이 실시됐다. 이에 따라 오후 1시 30분부터 30분 간 도심 전역에 공습경보가 울렸고 주민들은 ‘미사일 경보’ 문자메시지를 받은 뒤 군경의 지도하에 지하 대피소로 이동했다. 이밖에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상점들은 문을 닫고 소등을 했으며 소방대원들은 화재 진화 훈련을 펼쳤다.
커원저 타이베이 시장은 이날 방공훈련을 마치고 연설에서 "전쟁이 일어날 때를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최근 몇 년간 중국 군용기가 대만을 자주 괴롭혔고 지난 2월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발발했다. 이러한 사건들은 우리에게 평화의 시기에도 경계할 필요가 있음을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완안 훈련은 타이베이를 시작으로 28일까지 지역별로 실시될 예정이다.
한편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방공 훈련 개시 하루 전인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는 국방력 증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자국민만이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