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정유업계 수출액 역대 최대…국가 주요수출품목 2위로

정유4사 수출액 280억달러…전년比 97.6% ↑
국제유가 상승·석유 수요 증가 등 영향
수출 대상국 1위는 호주…중국 5위로 떨어져
“경기침체로 수출 호황 낙관 어렵다” 지적도

지난 17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시민이 주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정유업계 수출액이 반기 사상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의 올해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액은 279억 5600만달러(약 36조 6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6%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2년 기록한 반기 수출액 최대치를 넘어선 기록이다. 2012년 정유업계는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수출액 255억 달러와 277억달러를 기록하며 국가수출품목 중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정유업계의 수출 호황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수출 단가 상승과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회복 및 석유 수요 증가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유업계는 수요 증가에 발맞춰 가동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적극 대응하며 석유제품 공급이 부족한 호주, 필리핀 등 국가에 전략적으로 수출물량을 늘렸다.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단가는 전년동기 대비 75% 증가한 배럴당 126.6달러였다. 같은 기간 수출물량은 2억2090만배럴로 13% 늘었다. 특히 경유 수출단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 불안으로 인해 135.2달러를 기록했다. 항공유는 수출액이 171.3%, 수출량이 40% 늘어 주요 석유제품 중 수출액과 물량이 가장 크게 증가했다.


석유제품 수출단가에서 원유 도입단가를 뺀 수출 채산성도 글로벌 정제마진 개선에 따라 배럴당 24.8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해 상반기 경영실적 호실적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2년 상반기 정유업계 주요석유제품 수출물량

석유제품 수출액 기준 상위 5개 국가는 호주(16.2%), 싱가포르(12.2%), 미국(9.3%), 필리핀(9.0%), 중국(8.6%) 순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지난해까지 최대 수출 대상국이었지만 지난해 6월 이후 중국 정부가 경순환유(LCO)에 소비세를 부과한데다 올 상반기 상하이 봉쇄 조치 장기화에 따라 석유 수요가 감소한 여파로 대(對) 중국 수출이 급감했다. 반면 호주는 정제설비 중 절반이 폐쇄된 영향으로 지난해 5위에서 올 상반기 최대 수출 대상국으로 올라섰다.


다만 글로벌 공급 부족에도 불구하고 최근 경기침체 우려로 인한 수요감소, 정제마진 축소 및 유가 하락으로 이같은 수출 호황의 지속 여부를 낙관하기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내 정유업계는 고유가와 전세계적인 석유수급 불안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제품 공급으로 국내 수급안정에 기여할 뿐 아니라 수익성이 높은 해외시장에도 적극 수출해 우리나라 석유산업 경쟁력을 높여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반기는 세계 경기침체 및 코로나 재확산 등 수출시장 불확실성 요소가 상반기보다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유업계는 우수한 정제역량을 바탕으로 고품질 제품 생산 및 수출지역 다변화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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