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현장] "박은빈 포에버"…'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던진 화두, 사회적 관심 꿈꾼다(종합)

26일 서울시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코리아에서 진행된 ENA채널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기자간담회에 유인식 감독과 문지원 작가가 참석했다. / 사진=ENA 제공

신드롬급 인기를 끌고 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반환점을 돌았다. 폭발적인 시청률과 화제성에 제작진은 쾌조를 부르면서 깊이 있는 후반부로 시청자들을 만족시키겠다는 포부다. 우리가 고민할 만한, 정답이 없는 문제들과 자폐인에 대해 화두를 던진 작품은 이제 시청자들의 사회적 관심을 기다리고 있다.


26일 서울시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코리아에서 ENA채널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극본 문지원/연출 유인식)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자리에는 유인식 감독과 문지원 작가가 참석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의 대형 로펌 생존기다.


작품은 그야말로 신드롬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기준 시청률 13.1%를 달성했고, 한국방송콘텐츠 경쟁력 분석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 기준 TV화제성 드라마 부문 4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유 감독과 문 작가는 "드라마가 많은 사랑을 받다 보니 기자간담회라는 자리를 마련하게 돼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넷플릭스를 타고 전 세계 시청자들도 사로잡았다.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작품은 TV부문 전 세계 6위까지 올라갔다. 문 작가는 "넷플릭스를 통해 다른 나라의 시청자들과 만난다는 걸 걱정했다. 한국어로 된 말맛을 살려야 온전히 전달될 수 있고, 법적인 부분도 다를 수 있는데 반응이 좋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전편을 동시에 업로드하는 넷플릭스 시리즈가 아니라 우리나라 스케줄 대로 올라가는 드라마가 생중계되는 거 아니냐. 그런데도 해외 시청자들이 좋아해 주셔서 사람 사는 게 비슷한가 싶기도 하다"고 뿌듯함을 표했다.


유 감독은 "드라마가 이렇게까지 사랑받을 줄 몰랐다. 알려지지 않은 채널에서 방송했고, 소재가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는 상태였다"며 "그래도 평양냉면처럼 슴슴한 편이어서 입소문을 타고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이 찾아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다. 그런데 초반부터 열화와 같은 반응이 오더라"고 미소를 보였다. 문 작가는 "연락이 되지 않았던 분들에게 다양한 연락이 오고 있다. 카페 옆 테이블에서 우리 작품을 토론하고 있는 걸 보면서 하루하루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문지원 작가 / 사진=ENA 제공

작품의 시작은 문 작가의 전작인 영화 '증인'에서부터다. 문 작가는 "3년 전 어느 날 에이스토리 PD들이 날 찾아와 '증인'을 잘 봤다고 하더라. PD들이 '지우라는 캐릭터가 변호사가 되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냐. 그 이야기를 16부작 드라마로 만들면 재밌을 거라고 생각하냐'고 물었다"며 "내가 쓰면 가능하고 재밌을 거라고 답했더니, 기회를 줘서 시작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에피소드물로 가기로 결정한 후 밀도 있는 대본을 쓰기 위해 실제 판례를 참고했다고. 문 작가는 "에피소드물인 미국 드라마 같은 경우 여러 작가들이 집단지성을 발휘해 깊이 있게 쓴다. 그런데 나는 혼자 써야 되다 보니 밑천이 드러날 것 같아서 실제 사건을 참고했다"며 "변호사들이 쓴 에세이부터 접근해 변호사가 아니면 생각 못 할 것 같은 아이디어를 가져왔다. 또 다양한 배경을 만들 수 있는 사례를 가져오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자폐를 전면에 내세운 우영우 캐릭터에 대해서는 "우영우는 드라마를 위해 의도를 갖고 창작된 캐릭터다. 그러나 이 캐릭터가 실제 자폐 스펙트럼인이라고 하기에 불가능할 정도로 개연성이 없는 건 아니"라며 "이 세상 어딘가엔 우영우같은 자폐인이 존재할 수 있다. 캐릭터의 긍정적인 모습이 부각되는 것에 대해 우려해 자문 교수를 만났는데, 명과 암 중 명을 조명해 좋다고 하셔서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자폐 진단을 받았거나 가까운 가족이나 지인 중 자폐인이 있는 건 아니다. 스릴러 장르를 구상하다가 사건의 목격자가 자폐인이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며 "그때부터 자료조사를 하다 보니 자폐인들이 갖고 있는 특성이 매력적이더라. 독특한 사고방식, 엉뚱함, 강한 윤리의식, 올곧음, 특정 관심사에 대한 해박함, 집중력, 기억력 등은 자폐 스펙트럼으로 인해 강화되는 인간의 능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에 호감을 느껴 어두운 스릴러 장르에서 톤을 바꿨다"고 덧붙였다.


우영우의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배우 박은빈을 1년 동안 기다렸다고. 유 감독은 "박은빈에게 기회가 있을 때마다 피력했다. 일단 우영우라는 역할을 할 수 있는 배우가 많지 않았다"며 "처음에 박은빈이 '어렵다'고 얘기했을 때는 박은빈이 하지 않으면 이 프로젝트가 가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박은빈처럼 연기 잘하는 배우가 부담을 가질 만큼 쉽지 않은 배역이기도 했는데, 별다른 대안이 없기에 기다렸다"고 했다. 이어 "기다린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어서 다시 한번 박은빈 포에버"라고 강조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유인식 감독 / 사진=ENA 제공

우영우 주변 인물의 디자인도 섬세하게 진행했다. 문 작가는 "강기영은 내가 의도한 정명석의 멋진 부분을 콕콕 집어 이해해 감명받았다. 이준호(강태오)는 고민을 제일 많이 했는데, 우영우 옆에 있는 남자가 불쾌하지도 않고 판타지적이지도 않으면서 인형 같은 느낌이 아니길 바랐다"며 "최수연과 권민우는 우영우가 대형 로펌에 던져지면, 주변 인물은 어떤 심경일까 고민하다 나온 캐릭터다. 우영우는 배려와 양보가 필요한 약자지만 동시에 아무리 이기려고 해도 따라갈 수 없는 강자"라고 했다. 이어 "우영우 주변 인물은 심경이 복잡할 거다. 최수연 변호사처럼 반응한 사람도 있을 거고, 권민우처럼 역차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가능한 여러 입장을 보여주기 위해 대사를 썼다"고 짚었다.


우영우는 이준호와의 로맨스를 통해 성장할 예정이다. 문 작가는 "자폐인인 우영우는 자기에게 치중한다. 그렇기에 다른 사람을 자기 세계에 초대해서 발맞추는 게 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며 "우영우와 이준호가 함께하는 순간을 따로 떼서 액자에 넣고 싶을 만큼 예뻤으면 좋겠다. 전반부까지는 설레는 감정 위주, 서로가 서로에게 어떻게 빠질지에 대해 집중했다면 후반부에는 조금 더 깊은 고민이 들어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반환점을 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후반부를 향해 달려간다. 유 감독은 "전반부는 우영우가 과연 진짜 변호사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해 무게중심을 뒀다면, 후반부는 우영우가 훌륭한 변호사가 돼 가는 과정이 담긴다. 어떤 것이 훌륭한 변호사에 대한 고민"이라며 "한바다 사람들도 각자 가지 인생의 고민을 하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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