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중징계 결정 이후 전국을 돌고 있는 이준석 대표를 겨냥,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표현한 문자메시지를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에게 보낸 사실이 보도된 이후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비판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27일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따르면 권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받은 문자가 언론에 공개된 전날 오후 6시쯤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게시판에는 해당 내용과 관련한 글이 600건 넘게 올라왔다.
대부분 해당 문자메시지를 언론에 노출한 권 원내대표의 행동이 부주의했다는 비판의 목소리 속에 일부는 윤 대통령을 향한 실망을 표하기도 했다.
한 당원은 "권 대행은 사퇴하라.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은 고의가 아닌지 의심스럽다"면서 "새 정부가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고 있는 이때 당 대표라는 분이 뭐하시는 거냐. 변명 들을 시간 없다. 윤 대통령과 국힘을 진심으로 생각하신다면 조용히 물러나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당원은 "언제까지 사고 칠 것이냐"면서 "대국민 사과를 세 번이나 하면서 전부 본인의 개인적인 잘못이라 했으니 입으로만 떠들지 말고 사퇴라는 행동을 보이라"고도 했다.
일부 당원들은 당무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수 차례 강조해 온 윤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당원은 "윤 대통령 실망했다"면서 "자격미달 대통령을 뽑은 것을 후회한다. 무능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적었다.
또 다른 당원 역시 "몇 명의 국민이 상처받았을까. 원칙과 상식을 벗어난 꼼수 정치를 시작하신 건가. 이건 아니다"라며 "하지 말았어야 하는 짓을 한 것이다. 정말 절망스럽다"고 했다.
한편 전날 국회 공동취재사진단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가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촬영했다.
공개된 메시지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라면서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했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답했고, 이에 윤 대통령은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해당 문자를 두고 논란이 확산하자 권 원내대표는 같은 날 오후 8시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유를 막론하고 당원 동지들과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권 원내대표는 "저의 부주의로 대통령과의 사적인 대화 내용이 노출되며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라면서 "국민과 당원동지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선배동료 의원들께도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고도 했다.
대통령실은 별도의 입장문을 내지 않은 가운데 당사자인 이 대표는 침묵하고 있다. 대신 울릉도를 배경으로 한 사진과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린 뒤 "울릉도에 온 뒤로 많은 분이 울릉도에 필요한 것들을 가르쳐주신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