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기업, 자사주 취득 결정에 상승세"
올해 들어 이런 증권 뉴스 많이 보셨을 겁니다. 증시 부진이 계속되면서 자사주 매입(취득)을 결정한 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는데요. 코로나로 증시가 억눌렸던 작년보다도 2배 이상 많습니다. 기업의 자사주 취득은 시장에 과도한 주가 하락이라는 시그널을 보냄과 동시에 주가 상승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됩니다. 그래서 통상 주가는 공시만 나와도 상승세를 보이죠. 그런데 자사주를 그저 사기만 하면 끝일까요? 이 물량이 다시 나오면 도로아미타불...아닌가요? 오늘 <코주부>에서는 자사주 매입은 물론, 이후 소각 및 처분에 따라 주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일단 자사주 매입은 기업이 자기 자금으로 자기 회사 주식을 사들이는 것을 말합니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는 보통 '자기주식취득결정'이라는 보고서명으로 공시되고요. 기업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목적은 참 다양합니다.
①주가 부양: 대표적으로 회사는 주가가 기업가치 아래로 떨어졌다고 판단했을 때 추가 하락을 막고 주가 상승을 꾀하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합니다. 내부 사정에 밝은 대표와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앞으로 주가 상승에 확신이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거든요. 특히 보유 현금이 없으면 자사주 매입 자체를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재무 건전성이 좋다는 의미로도 해석됩니다. 이에 자사주 매입은 그 자체만으로도 시장의 투자심리를 개선하는 효과를 내죠.
②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항: 매입한 자사주를 우호적 제3자에게 넘겨 경영권 보호
③주식매수청구권: M&A 등으로 기업 구조가 바뀌는 경우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 매수
④임직원 스톡옵션 지급, 상여금 제공, 대주주 지분 확대, 회사 소유구조 개편 등
자사주 매입은 일반적으로 해당 기업 주가 흐름에 호재로 꼽힙니다.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는 확신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유통되는 주식 물량이 줄어들기 때문이죠. 대주주나 임원이 매입한 주식은 일반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과 달리 거래를 하지 않는 주식으로 취급되기 때문에(물론 먹튀도 존재...) 유통 물량이 줄어들어 주식 가치가 상승하는 효과를 냅니다. 기업이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는 이유죠.
실제 유안타증권이 최근 3년 간 2% 이상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결정한 17개 기업(시총 1조원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총 23건의 공시 중 14건에서 자사주 매입 기간 동안 증시를 웃도는 주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위에서 자사주 매입은 유통 물량을 줄여 주가 가치를 상승하게 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사실 이 자사주가 다시 시중에 나온다면 도로아미타불이 되겠죠.?? 기업이나 경영진이 언제 다시 시장에 내놓을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전략적 제휴 등에 따라 자사주를 외부에 넘겨줄 경우에도 자사주가 잠재 매물이 되기 때문에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즉, 단기적 상승에 그칠 수 있다는 거죠.
이러한 이유로 전문가들은 단순 매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사주 소각까지 이어져야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기업가치는 변하지 않지만 발행주식 수가 줄어들어 1주당 가치가 높아집니다. 주당순이익이 올라가는 거죠.
사례를 볼까요. 지난 19일 자사주 소각을 공시한 락앤락의 주가는 이튿날인 20일 9.82% 상승 마감했습니다. 장중에는 26%까지 뛰어올랐고요. 앞서 지난 12일 자사주 소각을 공시한 테크윙 역시 8일간 12%나 올랐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각과 처분을 헷갈리면 안됩니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의 목적이 대부분 주주환원인것에 반해 자사주 처분의 목적은 대부분 임직원 성과보상이나 운영자금 확보, 재무구조 개선 등이라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되는 목적은 아니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