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판지값도 11%↑ ‘인상 릴레이’…최종제품 연쇄 인상 서민물가 부담 가중

태림페이퍼, 8월1일부터 ㎏당 60원씩(톤당 6만원씩) 올라
아시아제지 7월21일·고려제지 7월26일 이미 인상 시작해
생산량 2위 대영포장와 영풍제지도 원지 가격인상 검토중
택배와 식품 등 기업들 최종 포장용지 10% 인상 불가피


국내 1·3위 골판지 생산기업인 태림페이퍼와 아시아제지가 일제히 골판지 원지 가격을 인상한다.


해상 운임 급등으로 국제 펄프 가격이 1000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로 치솟아 원가 압력을 감당하기에 한계에 봉착했다는 판단에서다.


코로나 장기화 여파로 골판지 상자를 쓰는 택배와 식품 기업들의 최종 제품과 서비스 가격도 연쇄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돼 서민 물가 부담이 급격히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7일 한국골판지포장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골판지 생산량 1위인 태림페이퍼가 8월 1일부터 골판지 원지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태림은 22일 거래처들에 공문을 발송해 가격 인상안을 통보했다. 고급 골판지 원지로 부가가치가 높은 표면지(KLB)와 백라이너(WL)가 대상이다. 인상 가격은 ㎏당 60원씩(톤당 6만원씩) 오른다. 이달 마감가를 기준으로 다음달 1일 출고분부터 인상 가격을 적용할 예정이다.


KLB는 골판지의 표면을 이루는 표면지로 사용되며 광택이 좋고 튼튼해 단가가 높은 지종이다. WL(백라이너)은 고급 포장상자를 만드는 골판지의 외장용으로 사용하며 단가가 높은 지종에 속한다. KLB와 WL 모두 수입 원자재의 비중이 높다.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원가 부담이 높아지면서 최종 생산되는 골판지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태림페이퍼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펄프와 수입고지(폐지) 수급 불안을 비롯해 국제 펄프 단가와 해상 운임의 급격한 상승 등으로 재정 악화가 심화돼 더 이상 버티기 힘든 한계 상황에 도달했다”며 “안정적인 품질과 원활한 공급을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원지 단가를 조정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3위 생산기업 아세아제지도 최근 거래처에 공문을 보내 골판지 원지가격 인상을 통보했다. 인상된 가격은 지난달 마감 단가를 기준으로 21일부터 적용하고 있다. 고려제지 역시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거래처들에 공문을 보내 인상 방안을 통보하고 KLB와 WL 지종에 대해 ㎏당 60원씩(톤당 6만원씩) 올리기로 했다. 6월 말 마감단가를 기준으로 26일 출하분부터 인상된 금액을 적용한다.


주요 골판지 업체들의 가격 인상으로 추석 성수기를 앞둔 지난해 하반기처럼 골판지 가격 인상 릴레이가 재연되는 분위기다. 생산량 2위 기업인 대영포장과 최근 대양금속에 인수된 영풍제지도 이와 비슷한 수준에서 골판지 원지 가격인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대목은 지난해 추석을 앞둔 10월 1일에 일제히 인상한 이후 올해 다시 골판지 원지 가격을 인상한 점이다. 지난해 10월 대비 11.11% 가량 급격한 인상이다. 이 여파로 택배와 식품 등 기업들의 최종 포장용지도 10% 인상이 불가피해 최종 소비자 가격도 연쇄적으로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7월말 미국 남부산혼합활엽수펄프(SBHK)의 가격은 톤당 톤당 1010달러다. 종이 원료로 쓰이는 펄프 가격이 월간 기준 역대 처음으로 1000달러 돌파하며 역대치 기록했다. 7개월째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고 3개월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한국제지연합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와 유가 급등으로 국제 펄프 값이 치솟아 원가부담이 커지면서 골판지도 인쇄용지 만큼이나 팔수록 오히려 손해인 상황이라 추가적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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