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2분기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8%넘게 급락했다.

인텔 주가는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1.17% 내린 39.71달러로 마감했다.

주가는 이달 들어 6.14%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2분기 실적악화 소식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CNBC에 따르면 인텔은 이날 2분기 매출이 153억2000만 달러(약 19조90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한 수치고 시장 전망치 179억 달러에 못 미치는 ‘어닝쇼크’를 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 역시 0.29달러로 시장컨센서스인 0.70달러를 하회했다. 인텔은 연간 조정 주당순이익(EPS) 2.3달러, 매출 650억~680억 달러로 전망하면서 실적 눈높이도 낮췄다. 3개월 전 가이던스는 EPS 3.6달러, 매출 760억 달러였다.

인텔의 2분기 실적악화 원인으로는 경기둔화, 공급망 차질, 경쟁심화가 거론된다. 팻 겔싱거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2분기 실적과 관련 "회사와 주주가 세웠던 기준에서 미달했다"며 “경제 활동의 급작스런 둔화가 실적 부진의 최대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인텔의 주가 반등이 회사의 신제품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전까지 쉽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실제 인텔은 수차례 지연되다가 3분기 출시하기로 한 차세대 서버용 칩 ‘사파이어래피즈(Sapphire Rapids)’를 재차 연기해 올해 말에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혀 투심에 악영향을 미쳤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사파이어래피즈의 거듭된 출시 연기가 경쟁사인 AMD의 서버용 CPU 부문 시장 점유율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인텔은 이날도 실적발표를 하면서 2015년부터 최근까지 지속해 온 옵테인 메모리·SSD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한다고 밝혀 불안감을 키웠다. 인텔 옵테인 메모리·SSD는 2015년 인텔과 마이크론이 개발한 새로운 소자인 3D 크로스포인트를 기반으로 한다. 3D 크로스포인트 성능은 낸드 플래시 메모리보다 1000배 빠르며 내구성은 현재 나온 플래시 메모리의 1000배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텔은 주가 측면에서 적어도 2~3 년간의 이익률 하락을 견뎌야 함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회사의 주력 사업 부문인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Client Computing Group) 의 실적이 PC 부문 성장 둔화에 따라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점도 부담”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