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비 활동이 4개월 연속 감소했다. 고금리와 고물가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생산과 투자 활동은 늘었으나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짙어지며 향후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6월 소비는 전월 대비 0.9% 줄었다. 1997년 10월~1998년 1월 이후 24년 5개월 만에 4개월 연속 감소세다.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는 5월보다 2.3% 줄었고 오락·취미 및 경기 용품 등 준내구재와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판매는 각각 0.9%, 0.3% 감소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등으로 소비심리가 다소 위축됐다”며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차량 인도 차질, 더운 날씨와 잦은 강우에 따른 야외 활동 감소 등의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물가가 계속 오르며 소비심리가 더 얼어붙을 가능성이 크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제4차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장마와 폭염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이달에도 어려운 물가 여건이 지속되고 있다”며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6월에 이어) 두 달 연속 6%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도 7월 86.0으로 6월보다 10.4포인트 하락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극심하던 2020년 9월(80.9) 이후 최저치다.
6월 생산과 투자 활동은 각각 전월 대비 0.6%, 4.1% 증가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생산이 각각 4.2%, 7.4% 늘어 생산 호조를 이끌었고 반도체 공장 건설 등으로 기계류 투자가 6.6% 증가해 투자도 뛰었다. 하지만 생산과 투자도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재부는 “글로벌 성장 둔화로 향후 수출 증가세가 제약될 소지가 있다”며 “제조업 재고 증가 등도 생산 회복 흐름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향후 경기 흐름에 대한 경고등도 다시 켜졌다. 올 5월 상승 전환했던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6월에는 보합세로 돌아선 것이다. 어 심의관은 “주가 상황과 재고순환지표·경제심리지수 모두 좋지 않았다”며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긴축에 따른 금융 여건 악화, 물가 상승 및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앞으로의 경기 흐름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당히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