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붙은 국내 부동산 시장이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가파른 집값 상승으로 고점 인식이 확산된 상황에서 금리 인상까지 겹치며 거래가 실종되고 미분양 주택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6월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5만 304건으로 전월(6만 3200건) 대비 20.4%, 전년 동월(8만 8922건) 대비 43.4% 각각 줄었다. 올해 1~6월 누계 주택 매매 거래량은 31만 26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5만 9323건)보다 44.5%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과 지방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55.5%, 33.7% 줄어든 12만 3831건, 18만 6429건을 각각 기록했다. 서울은 올 들어 3만 4945건의 매매 거래가 이뤄지면서 같은 기간 52% 급감했다.
매매 거래는 그동안 집값 상승을 이끌던 아파트를 중심으로 위축됐다. 상반기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8만 413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6% 감소했다. 빌라 등 아파트 외 주택은 12만 6126건으로 같은 기간 32.3% 줄면서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작았다.
거래 절벽이 이어지는 가운데 청약 불패 지역으로 꼽히던 서울에서도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다. 6월 말 기준 서울 미분양 주택은 719가구로 전월(688가구) 대비 4.5% 증가했다. 2월(47가구)까지만 하더라도 두 자릿수에 그치던 서울 미분양 주택은 △3월 180가구 △4월 360가구 △5월 688가구 △6월 719가구 등으로 매달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이 급증하면서 시장 침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서울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지난달 215가구로 전월(37가구)보다 5배 이상 폭증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미분양 주택도 지난달 4456가구로 전월(3563가구) 대비 25.1% 증가했다. 경기(3319가구)는 같은 기간 35.5% 늘어난 반면 인천(418가구)은 1.9% 줄었다.
반면 지방은 2만 3812가구에서 2만 3454가구로 1.5% 감소했다. 충북(862가구)과 경북(4823가구)은 각각 전월 대비 20.8%, 10.2% 줄며 감소 폭이 컸다. 제주(1063가구)도 전월 대비 5% 줄었다. 전국적으로 봤을 때는 미분양 주택은 총 2만 7910가구로 전월(2만 7375가구)보다 2% 늘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선행지표인 부동산 거래량이 줄고 미분양 주택이 늘어난 것은 집값이 하락 국면에 진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실물 경기 불안, 고점 인식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택 건설 실적도 주춤하고 있다. 상반기 서울 등 수도권 주택 인허가 실적은 9만 6157가구로 전년 동기보다 17.8% 감소했다. 주택 착공 실적도 같은 기간 25.8% 줄어든 10만 787가구에 그쳤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 분양 실적과 주택 준공 실적은 각각 5만 5868가구, 9만 6674가구로 1년 전보다 26.4%, 7.4%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