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中 성장률 3% 중반…V자 회복은 어려워”

수출 한 자릿수 증가에 그칠 수도
中 그림자금융 잠재적 위험 고착화

중국 베이징의 한 횡단보도 앞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강력한 방역 조치로 경제 충격이 컸던 중국 경제가 ‘V자’ 형태의 빠른 회복세를 보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는 경기 하방 리스크가 큰 만큼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적극적으로 운용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한국은행 북경사무소는 ‘2022년 하반기 중국 경제전망 및 주요 이슈’ 보고서를 통해 “중국 경제는 정부의 안정 성장을 위한 정책지원 강화에도 불구하고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고용 및 소비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적절히 통제될 경우 하반기 4% 중반, 연간으로는 3% 중반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중국의 소비자물가가 글로벌 원자재 및 돼지고기·곡물 가격 상승, 수요 회복 등으로 연간 2% 중반의 오름세를 나타낼 것으로 봤다. 중국 수출은 주요국 경기 둔화에 따른 대외 수요 약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및 글로벌 공급망 차질, 수출 대체 효과 감소, 높은 기저효과 영향 등으로 올해 하반기 중 한 자릿수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 역시 고용 악화, 심리 약화 등으로 개선세가 완만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내외 여건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중국 정부가 실물경제 지원 강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거시경제정책을 운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재정정책은 재정수입 보완책을 마련하는 등 추가 재정 여력을 확보해 경기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봤다. 통화정책도 중소·영세기업 등 국민경제 취약부문의 자금난 완화와 효과적인 실물경제 지원을 위해 인민은행이 재대출 중심의 통화정책수단을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미국의 긴축으로 인한 자본 유출 우려로 정책금리와 지급준비율 추가 인하 가능성은 세한적이란 견해도 제기된다.


한은은 이와 함께 중국의 그림자금융이 향후 중국 경제의 잠재적·구조적 위험요인으로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중국 국무원은 그림자금융을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정책당국의 관리·감독이 여의치 않는 금융으로 정의하고 있다. 무디스 기준으로 광의의 그림자금융 잔액은 58조 7000억 위안으로 중국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51.3%를 차지한다.


한은 “중국 정부가 경기 하방 리스크 대응 과정에서 적극적인 재정·통화정책 운용을 강조하는 만큼 정책당국의 그림자금융에 대한 구조조정 여력은 제한적”이라며 “시스템 리스크 발생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중국 경제의 잠재적·구조적 위험 요인으로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