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독려했다는 이유로 살해 협박을 받던 오스크리아의 의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팬데믹 상황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강조해 온 리자-마리아 켈러마이어가 지난 29일 자신의 진료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검찰은 캘러마이어가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캘러마이어는 언론에 자주 출현해 코로나19 퇴치와 백신 효과를 강조했던 인물로 8개월 전부터 팬데믹 음모론자와 백신 반대론자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아왔다.
그는 오스트리아 북부 시골 지역에 있는 자신의 진료소를 일시적으로 닫았고 지난달 중순에 폐쇄했다. 백신 반대론자들이 거의 매일 찾아와 진료를 방해했기 때문이다.
그는 “정상적인 상황에서 일할 수 있을지, 언제 일할 수 있을지 어떤 전망도 할 수 없기에 진료소를 영구적으로 닫는다”면서 보안에만 10만 유로(약 1억3000만 원) 이상을 썼다고 말했다.
켈러마이어의 죽음으로 오스트리아 사회는 충격에 휩싸였다.
알렉산더 판 데어 벨렌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켈러마이어는 환자를 보호하고 전염병에 신중하게 접근한 의사였다고 추모하고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격분해 처음에는 인터넷으로, 나중에는 직접 진료소까지 가서 그녀를 겁주고 위협했다”고 밝혔다. 또 “협박과 공포를 끝내자. 증오와 편협함은 우리 오스트리아에서 설 자리가 없다. 서로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자”라고 덧붙였다.
요하네스 라우흐 보건부 장관도 SNS를 통해 “켈러마이어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그녀는 의사로서 타인의 건강과 안녕에 자신의 삶을 바쳤는데 그녀와 동료들에 대한 살해 위협은 잔인한 현실이었다”고 추모했다. 이어 “그런 위협 행동은 용서할 수 없고 끝내 막아야 한다”고 했다.
앞서 오스트리아에서는 지난해 수만 명이 코로나19 봉쇄 조치와 백신 의무접종에 반대하는 시위를 정기적으로 벌였다.
서유럽에서 백신 접종률이 가장 낮았던 오스트리아는 올해 2월 유럽에서 처음으로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고강도 조치를 도입했으나 지난달 해당 정책을 폐기했다. 접종 의무를 둘러싼 논란이 사회를 분열시키고 접종률도 실제로 높아지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