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장위10구역 재개발 조합이 사랑제일교회가 요구한 보상금 500억 원을 이르면 이달 중 조합원 총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재개발 보상금을 놓고 2년 여간 갈등을 빚어 온 양측의 악연이 종지부를 찍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일 장위10구역 조합에 따르면 최근 사랑제일교회는 조합에 철거 보상금 500억 원 지급안을 제안했다. 해당 교회를 이끄는 전광훈 목사(전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최근 조합으로부터 500억 원의 보상금을 받는 조건으로 합의했다고 밝히며 양측이 작성한 계약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장위10구역 조합 관계자는 “해당 지급안을 제안 받은 것이 맞고 대의원 회의를 거쳐 이르면 이달 조합원 총회에 상정하기로 했다”며 “조합원들의 뜻에 따라 결정될 사안”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조합은 사랑제일교회가 제안한 보상금 지급안을 대의원 회의에도 올리지 않았다.
앞서 장위10구역 조합과 사랑제일교회는 재개발 보상금 문제로 지난 2년 여간 갈등을 빚으며 송사를 벌여왔다. 당초 조합 측은 서울시 토지수용위원회가 감정평가한 대로 약 82억 원 및 종교 부지 보상금을 지급하려 했으나 교회 측은 이의 6배가 넘는 563억 원을 요구했다. 이에 조합은 사랑제일교회를 상대로 명도 소송을 제기했고 1·2·3심에서 모두 조합이 승소했지만 사랑제일교회는 이를 거부했다. 급기야 조합은 지난해 말 910억 원의 손해가 발생하고 사업이 지연될 우려에도 불구하고 해당 교회 부지를 제척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가운데 조합이 입장을 바꿔 사랑제일교회의 제안을 대의원 회의 및 총회에 상정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정비업계에서는 해당 보상금 지급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 정비업계 전문가는 “올해 들어 공사비 및 인건비가 급격히 오르고 둔촌주공과 같은 파행 사례가 이어지면서 (장위10구역) 조합에서도 사업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실제로 500억 원을 보상할 경우 법원 판결과 관계없이 버티기만 하면 감정평가액을 크게 상회하는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는 나쁜 선례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