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견은 어깨 관절 주변에 염증이 생겨 운동 범위에 제한이 생기는 질환이다. 동결건 또는 유착성 관절낭염이라고도 불린다. 흔히 질환의 명칭 때문에 50세 전후로 발병한다고 알고 있는 이들이 많지만, 반드시 50대에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최근 들어서는 50세 이전에 오십견이 생기는 젊은 오십견 환자도 부쩍 증가하는 추세여서 의심 증상이 있다면 한 번쯤 전문의 진료를 고려해 보는 것이 좋겠다. 권지은 이대목동병원 정형외과 교수의 도움말로 오십견에 대해 알아보자.
오십견은 특별한 이유 없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어깨나 손, 손목, 팔꿈치 등의 부위를 다친 이후 발생하기도 하는데, 손이나 손목, 팔꿈치를 다쳤을 때 고정 치료 등으로 팔 전체를 사용하지 못하면서 어깨의 운동 범위가 줄어들고 오십견이 생길 수 있다. 또한 당뇨병이나 갑상선질환 등 일부 전신질환도 오십견과 연관성을 갖는다. 유방암 환자의 경우 약 60%에서 오십견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오십견은 환자가 일상생활 중 증상을 느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머리를 빗거나 손을 들어 올릴 때, 자동차 뒷좌석에서 물건을 꺼낼 때,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낼 때와 같이 어깨를 쓰는 동작에서 통증이 느껴진다면 오십견을 의심할 수 있다. 이러한 의심 증상을 가지고 병원에 내원하면 전문의가 문진과 X선(X-ray) 검사 등 영상 검사를 통해 오십견을 진단하게 된다.
대부분의 오십견은 보존적 치료로 완치될 수 있다. 통증이 심한 급성기에는 약물이나 주사 치료로 통증을 조절하는데,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무리하게 어깨의 근력을 사용하는 운동은 제한하는 것이 좋다. 이후 점진적인 스트레칭을 통해 어깨 운동 범위를 조금씩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 범위 제한이 어느 정도 해결되면 어깨 주변의 근육을 강화하는 근력운동을 시행한다.
6개월~1년 이상 보존적 치료를 지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통증과 불편감이 지속된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오십견 환자들 중에는 간혹 팔을 전혀 사용하면 안된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오해다. 치료 중 무리하게 어깨의 근력을 사용하는 운동을 삼가하는 것이 좋지만 어깨 운동 범위를 늘려주기 위한 스트레칭 운동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과도하게 움직임을 제한할 경우, 오히려 어깨의 운동 범위 제한을 악화할 뿐 아니라, 통증 역시 악화될 수 있다.
요즘 많은 이들이 즐겨하는 필라테스나 요가 등의 운동은 스트레칭 위주이기 때문에 오십견 치료 중에도 괜찮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필라테스와 요가는 근력을 사용하는 동작이 많은 데다, 스트레칭 동작과 근력을 사용하는 동작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다.
따라서 운동 시작 전 전문가와 상의해 치료 기간 중에는 근력을 사용하는 동작을 최대한 배제해야 한다. 특히 운동 중 어깨에 통증이 있다면 운동을 잠시 중단하는 것이 좋다. 골프 역시 어깨의 운동 범위에 제한이 있는 상태에서 풀스윙을 하게 되면 부상의 위험이 크다. 치료 중에는 퍼팅 등 간단한 동작 위주로 연습하는 것이 좋다.
오십견은 자연적으로 치료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오랜 시간 통증을 방치하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수면을 방해할 수도 있다. 권지은 교수는 “오십견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어깨 운동 범위의 제한이 악화되고 치료가 힘들어질 수 있다”며 “치료 후에도 고질적 운동 범위 제한을 남겨 일상생활에 불편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