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투자로 10년 후 사업방향 설계하죠"

'포스코 신사업 선봉장' 임승규 포스코기술투자 대표
펀드 조성 규모 작년보다 늘리고
2차전지 소재·수소기업 적극 투자
모바일·e커머스 투자와 다른 행보

임승규 포스코기술투자 대표가 1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 본사에서 미래 투자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포스코

“벤처 투자 시장이 냉각기를 겪고 있지만 포스코기술투자의 펀드 조성 규모는 지난해 이상 수준으로 할 생각입니다.”


임승규(사진) 포스코기술투자 대표는 1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들어 위축되고 있는 벤처 시장을 오히려 기회로 삼고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와 위험자산 기피 현상에 벤처 투자 시장 외형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래 소재 기업으로 변신을 추진 중인 포스코그룹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임 대표는 “장기적 관점에서 포스코그룹의 성장 사업 확보를 위해 올해 투자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기술투자는 포스코그룹의 기업형벤처캐피털(CVC)로 그룹의 신사업 확보를 위한 전략적 투자 실행을 담당하고 있다. 임 대표는 1988년 포스코에 입사한 뒤 포스코 전략기획본부 재무실장을 거쳐 2021년 1월 포스코기술투자 대표로 취임했다.


포스코기술투자의 투자 모습을 보면 포스코그룹의 10년 이후 사업 방향을 볼 수 있다. 임 대표는 “현재 주목하고 있는 투자 분야는 2차전지 소재, 수소 및 산업 가스 분야 등으로 관련 기업을 찾으면 즉시 투자를 검토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투자한 기업 중 △TEMC(특수 가스 전문 제조) △하이리움산업(국내 최초 액화수소 제조 기술 개발) △씨아이솔리드(황화물계 고체 전해질 소재 개발) △배터리솔루션(원자 배열 최적화 양극재 원천 기술) △에어레인(탄소 포집 기술) △메를로랩(사물인터넷(IoT) 솔루션) 등이 기억이 남는다고 했다. 모바일 플랫폼이나 e커머스에 주로 투자하는 일반 벤처캐피털(VC)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임 대표는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이나 탄소 포집 기술 관련 벤처들은 민간에서 다소 투자를 꺼릴 수 있지만 우리는 적극 투자한다”고 했다. 실제 올해 투자한 기업들은 대부분 생소한 친환경 기술을 개발하는 곳이 많다.


올해 투자한 IoT 개발 벤처 메를로랩은 스마트조명을 활용해 건물 내 과전력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아껴 쓰는 것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탄소 저감에 나서는 것이다. 에어레인은 기체 분리막을 활용한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을 연구 중이다. 기체 분리막을 이용한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은 기체의 막 투과 속도 차이를 활용한 새로운 포집 방식으로 국내에서 아직까지 이 같은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들은 많이 없다.


임 대표는 “특히 회사가 투자한 TEMC는 최근 포스코와 기술 협력도 진행하고 있다”며 “TEMC는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반도체용 희귀 가스인 네온 추출 설비를 개발해 포스코와 함께 상업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온은 공기 중에 0.00182%밖에 포함돼 있지 않아서 추출이 매우 어려운데 양 사는 적극적인 협력으로 네온 추출 국산화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고체 전해질 기반 배터리 소재 개발을 하는 씨아이솔리드 역시 2차전지 소재 투자를 늘리는 포스코그룹 입장에서는 중요한 미래 사업 파트너 중 하나다.


임 대표는 “(철강 중심인) 포스코그룹이 미래 소재 기업으로 변화를 맞다 보니 포스코기술투자 역시 예전과 다른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며 “이 밖에 최근 상장에 나서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 회수를 통한 재투자 자금 확보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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