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역에 국제법으로 금지된 대인 지뢰 등을 사용하자 타이어를 던져 제거하는 우크라이나군의 이색적인 방법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보여주는 소셜미디어서비스(SNS)인 텔레그램 채널 ‘Face of War’에 타이어를 던져 지뢰를 처리하는 우크라이나 병사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공개됐다.
이 영상에서 한 우크라이나군 병사는 도로 위에 설치된 러시아군 지뢰를 발견한 뒤 폐타이어를 멀리서 던져 지뢰를 제거했다. 지뢰가 폭발한 충격에 타이어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하늘로 치솟았다 떨어졌다.
타이어를 던진 군인은 지뢰 파편에 최대한 노출되지 않도록 곧장 몸을 비틀며 움츠렸다. 이후 자신의 옷에 붙은 지뢰 파편을 손으로 떼내는 장면 등이 영상에 포착됐다.
영상 속에서 폭발한 지뢰는 옛 소비에트연방(소련)이 개발한 항공기 살포식 대인 지뢰 ‘PFM-1’로 알려졌다. 살포 시 넓은 면적에 퍼질 수 있도록 날개가 달려 있는 모양 때문에 일명 ‘나비 지뢰’로 불리기도 한다. 이 지뢰는 안전핀을 뽑으면 폭파 외에는 제거할 방법이 없는 것도 문제로 손 꼽힌다.
세계 100여국의 인권 상황을 감시하는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북동부 제2도시 하르키우, 동부 도네츠크주(州) 등에 수천개에 이르는 지뢰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국제법으로 금지된 살포식 지뢰 등을 사용했다는 증거가 나오기도 했다. 포탄이나 로켓에 실려 발사되는 살포식 지뢰는 한번에 수십개의 지뢰를 넓은 지역에 흩뿌리기 때문에 전쟁이 끝난 뒤에도 지속적으로 인명 피해를 일으킨다.
하르키우 인근 베즈루키 등지에서 발견된 러시아군 지뢰는 1ℓ 들이 음료수병 크기의 원통형 모양으로 1.5㎏ 정도의 화약이 담겨 있다. 주로 대전차용으로 사용되지만 민간인 피해도 자주 발생하는 상황이다.
브라이언 캐스트너 앰네스티인터내셔널 선임연구원은 “이 무기는 집속탄과 지뢰의 나쁜 특성을 결합한 것”이라며 “무차별적 공격을 가하는 무기 모두 불법인데 살포식 지뢰는 두 가지 특성을 모두 지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