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술지 논문 게재 소식 하루 뒤에 루닛 주가 오른 이유는? [Why 바이오]

1일 학술지에 논문 게재 소식 나오고 2일 주가 큰 폭 상승
한 리서치회사가 "루닛 저평가" 진단한 영향도 있는 듯
수급 측면 요인에서 주가 상승했다는 분석도

루닛 스코프. 사진제공=루닛



최근 상장한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328130)에 2일 투자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전날 자사 제품을 적용한 한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에 실렸다는 소식이 나온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리서치 회사 CTT가 이날 루닛의 가치가 저평가돼있다고 밝힌 것도 투자자 관심을 집중시킨 요소로 보인다.


루닛은 이날 오후 2시 50분 현재 전날 종가 대비 13.35% 오른 4만 4150원에 거래됐다. 고수익 투자자들로부터도 관심을 받았다. 미래에셋증권 주식 거래 고객 중 수익률 상위 1% 내에 드는 투자자들이 이날 오전 11시 현재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 중 루닛은 9위에 올랐다.


루닛은 전날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은 비인두암 환자에게 AI 바이오마커 '루닛 스코프(Lunit SCOPE)'를 적용한 결과가 국제 암 연구 학술지 ‘클리니컬 캔서 리서치’에 실렸다고 밝혔다.


루닛에 따르면 비인두암은 주로 남중국, 대만 등 아시아 환자에 흔히 생긴다. 비인두암에서는 ‘PD-L1’이라는 면역 표적 물질이 발현되는데 그간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에 대한 임상 시험이 많이 진행되지 않아 연구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또한 비인두암은 다른 암과 달리 PD-L1이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예측하지 않아 예측인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번 연구에서 김범석 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와 정현애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등이 국내 8개 병원 비인두암 환자 36명을 대상으로 면역항암제인 ‘니볼루맙’과 기존 항암제인 ‘젬시타빈’ 병용요법 임상 2상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분석 과정에서 AI 바이오마커 플랫폼인 루닛 스코프를 적용해 해당 요법에 대한 환자들의 치료 반응을 예측했다. 연구진은 루닛 스코프를 활용해 환자별 면역학적 형질에 따라 각각 면역 활성(Inflamed), 면역 제외(Immune-Excluded), 면역 결핍(Immune-Desert) 등 3가지 면역 표현형(IP)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면역 활성 그룹에서 면역항암제의 긍정적 치료 효과를 예측한 반면 면역 제외 그룹에서는 병용요법에 대한 내성으로 인해 환자의 생존 기간(mPFS)이 짧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PD-L1 발현 예측력이 떨어지는 비인두암에서 루닛 스코프를 활용해 면역 표현형을 분류하면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음을 밝혔다.


이와는 별도로 리서치 기관 CTT는 루닛의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상태라며 "이같은 비정상적 밸류에이션 갭은 빅파마들과의 계약체결로 빠르게 정상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소식이 루닛의 주가 상승에 불을 붙였을 가능성도 있다.


수급 측면 요인에 의해 주가가 오른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루닛 제품을 적용한 연구 논문이 국제 학술지에 한 두 번 실린 것도 아닌데 1일 나온 논문 소식에 2일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시에 데뷔한지 얼마 안 된 종목이어서 각종 호재가 주가에 어떤 패턴으로 반영되는지 분석하기 어렵다”며 “차분히 대응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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