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5일 상임전국위원회를 개최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착수한다. 전국위는 비대위 출범 즉시 현 지도부가 해체돼 이준석 대표는 복귀가 불가능하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따라서 차기 당 대표는 2년 임기를 보장받아 총선 공천권을 쥐게 돼 당권 경쟁이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서병수 국민의힘 전국위 의장은 3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5일과 9일 각각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를 개최하겠다며 “늦어도 10일까지 (비대위 구성을 위한)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상임전국위에서는 현재 상황이 ‘비상’에 해당하는지를 토론한다. 비상이 맞다고 의견이 모이면 곧바로 ‘당 대표 또는 권한대행’에게만 부여된 당헌상의 비대위원장 임명권에 직무대행을 추가하는 방안도 논의한다. 전국위에서는 이 당헌 개정안을 표결에 부치고 비대위원장 임명 절차도 바로 진행한다. 전국위 의장단은 비대위가 출범하면 이 대표는 복귀할 수 없다고 했다. 서 의장은 “비대위가 출범하면 최고위라는 지도부가 해산된다. 자동적으로 이 대표도 제명되는 것”이라며 이 대표의 복귀 가능성을 일축했다.
또 비대위에서 개최할 전당대회에서는 이 대표의 임기를 채우는 보궐 당 대표가 아니라 2년 임기의 당 대표가 선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비대위 이후에 출범하는 지도부는 비대위를 승계하는 것으로 본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르면 차기 당 대표는 2024년 총선 공천권을 쥐게 된다. 전국위는 이 해석이 유력하다는 입장이지만 최종 결정은 비대위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윤두현 전국위 부의장은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비대위에서 다시 이 해석에 대해 규정할 것”이라며 “다만 관행적으로 이렇게 해석해왔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국위 발표 뒤 “문자가 찍히고 지지율 떨어지니 내놓은 해법은 이준석의 복귀를 막는다는 것”이라며 “‘용피셜’하게 비상 상태가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용피셜’은 용산 대통령실과 오피셜(official)을 합성한 단어로 읽힌다. 이 대표가 5일 전국위 결정에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 대표가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한 최재형 의원도 비대위 전환에 반대하고 나섰다. 최 의원은 “원내대표의 지도력이 약화된 상황은 해당자가 책임을 지면 되는 것”이라며 “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전체의 공감대 없이 비대위 설치를 강행할 경우 당은 더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