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플랫폼 ‘역대급’ 이익 올렸지만…지표는 고용시장 ‘먹구름’ 예고

사람인HR·원티드랩 등 2분기 사상 최대 실적 기록
글로벌 유동성 축소 진입…기업들 인건비 감축 시사
채용플랫폼 합격자 수 및 신규 등록 등 지표 내림세

지난해 10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청년드림 JOB콘서트'에 설치된 채용 공고판 / 연합뉴스

‘HR테크 기업’을 표방하는 채용 플랫폼 업체들이 올 2분기 또 다시 ‘역대급’ 호 실적을 나타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늘어나는 가운데 채용 시장이 얼어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어 향후 성장세에 대한 비관적 시선도 같이 나오는 양상이다.


금융감독원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사람인HR(사람인에이치알(143240))의 올 2분기 영업이익(별도 기준)은 134억 원으로 집계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성장한 수치며 이 회사가 올린 분기 영업이익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매출액은 32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7% 늘었다. 매출액도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사람인HR 관계자는 “플랫폼 파워와 기술력 등 경쟁 우위로 새로운 고객 가치를 제시한 것이 실적의 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원티드랩(376980)도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3.1% 증가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매출도 138억원으로 같은 기간 동안 78.1% 늘었다.




업체들은 시장을 놀라게 하는 실적을 올렸음에도 상당한 긴장감을 느끼는 분위기다. 최근 글로벌 금융 시장이 유동성 회수 국면에 들어가면서 실물 경기가 급속도로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결국 채용 시장이 얼어붙어 업체들의 성장세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미국의 메타, 트위터, 넷플릭스 등 ‘빅테크’들은 대규모 구조 조정을 예고했으며 한국에서도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군살 빼기에 나섰다. 앞서 네이버의 최수연 대표는 올 4월 실적 발표 후 “인건비 등의 비용을 효율화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채용 플랫폼들이 이번 실적 발표와 함께 공개한 지표들을 보면 일부 고용 시장이 둔화될 조짐들이 드러난다. 가령 원티드랩의 경우 7월 합격자수는 1310명으로 전월 대비 약 10.9% 줄었다. 원티드랩의 합격자수는 5월 1,596명에서 최근 3개월 연속 전월 대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의 경우 합격자 연봉에 일정 부분 수수료를 받아는 수익 구조를 취하고 있어 이 지표는 매출과 직결된다.


신규 공고 또한 7월 7269건으로 3개월 연속 빠지는 모양새다. 사람인HR의 경우 분기 기준으로 관련 수치를 공개하고 있는데 올 2분기 공고등록은 52만 건으로 올 1분기(49만 건)보다 약 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다만 같은 기준으로 보면 원티드랩도 올 2분기 신규 공고는 1분기보다 많다.




원티드랩 관계자는 역시 실적 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유동성 축소로 하반기 채용 시장 하향을 우려하는 시선이 있다”며 “기업들이 채용 속도를 늦추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사람인HR 관계자는 “경기 방어 효과를 극대화해 도전적인 시장 환경을 정면 돌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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