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다 끌어모았는데"…'억 단위' 쪽박에 카뱅·크래프톤 '날벼락'

1인 평균 손실액 카카오뱅크 1억 원, 크래프톤 6000만 원
'빚투·영끌'로 우리사주 매입한 직원 많아…오버행 문제도

카카오뱅크 오피스. 사진 제공=카카오뱅크

지난해 카카오뱅크(323410)와 크래프톤(259960) 상장 당시 두 회사 직원들이 배정받은 우리사주가 보호예수(락업) 해제를 앞두고 있다. 앞으로 우리사주 매도가 가능해졌지만 올 들어 두 회사의 주가가 거의 반토막나 직원들의 손실도 커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상장한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의 우리사주 의무예탁 기간이 각각 오는 6일과 10일로 만료된다. 이에 따라 소속 직원들은 지난 1년 동안 묶여있던 우리사주를 매도할 수 있게 된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상장 당시 우리사주조합에 1274만 3642주(전체 중 19.5%)를 공모가 3만 9000원에 배정했다. 크래프톤 역시 우리사주조합에 35만 1525주(전체 중 4.1%)를 공모가 49만 8000원에 배정한 바 있다.


이때 직원 1인당 받은 우리사주를 증권신고서상 직원 수 기준으로 평균을 내면 카카오뱅크(1014명) 1만 2567주, 크래프톤(1330명) 264주로 관측된다. 공모가 기준 직원 1인의 우리사주 매입 평균 금액은 카카오뱅크가 4억 9011만 원, 크래프톤이 1억 3147만 원이다.


다만 상장 1년이 지난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크게 밑돌아 두 회사 직원들의 손실도 커졌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일 카카오뱅크 종가는 공모가 대비 22.18% 낮은 3만 350원으로, 직원 1인당 우리사주 평가 가치는 공모가 대비 1억 870만 원 줄은 3억 8141억 원으로 추정된다. 크래프톤 역시 지난 2일 공모가 대비 51.41% 급감한 24만 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를 고려하면 1인당 우리사주 평가액은 6389만 원이 된다. 이에 우리사주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도 당장 팔면 상당한 손절매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크래프톤 CI. 사진제공=크래프톤

문제는 코로나19 이후 상승장이 이어지며 동학개미가 늘자 ‘빚투·영끌’을 통해 우리사주를 매입한 직원들이 많다는 것이다. 직원들은 한국증권금융을 통해 우리사주 취득을 받을 수 있는데, 일부는 수억원대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주가 하락으로 담보비율을 유지하지 못하면 반대매매 위기에 놓이기에, 직원들은 담보 추가 납부나 대출금 상황으로 담보 부족을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크래프톤은 지난 1월 주가가 처음으로 공모가 대비 40% 이상 하락하며 청산 기준가 아래로 내려가자 대출받은 직원을 위해 추가 담보를 제공하기도 했다.


보호예수 해제로 우리사주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 주가 하락 압력이 커지는 것 역시 악재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373220) 역시 지난 7월 보호예수 해제에 따라 주가가 다소 하락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당장 매물이 나오지는 않아도 오버행(잠재 매도 물량) 우려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 점친다. 한편 지난해부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은 3일 종가 기준 연초 대비 각각 46.78% 45.22%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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