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교육교부금 개편 군불 "초·중등-대학 불균형 해소해야"

학령인구 811만→539만, 교부금은 4배↑
KDI "인구 감안해야…40년간 1366조 절약"
"교육-지방재정 통합으로 비효율 줄여야"
교육청 "질적 저하 불러올 성급한 결정"
與, 국가재정법 개정등 교부금개혁 추진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이 개최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관련 국회 정책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제공=교육부

국민의힘이 4일 정책 토론회를 열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 개편의 군불을 땠다. 연내 입법을 통해 내국세의 20.79%로 일괄 지급되는 교육교부금의 사용처를 대학 등으로 확대해 교육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방침이다.


4일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실과 이태규 의원은 국회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혁적 상생방안은 무엇인가’ 토론회를 개최해 교육교부금 개편 방향을 논의했다. 여당은 학령인구(6~17세) 감소 추세를 반영해 교육교부금의 초·중·고교 예산 일부를 대학 등 고등교육으로 전환하는 방향의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 학령인구는 2000년 811만 명에서 올해 539만 명으로 감소했지만, 교육교부금은 14조 9000억 원에서 65조 1000억 원으로 늘면서 효율적 자원 배분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발제자로 나선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학령인구 감소 추세를 반영해 교육교부금을 교부하면 2060년까지 1366조 3000억 원의 재정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개편에 힘을 실었다. 이 경우 2060년 국가채무비율 전망치는 당초 144.8%에서 116.6%로 28.2%포인트로 낮아진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에 연동돼 매우 기계적으로 산정되면서 재정 배분의 경직성이 크다”며 “교육교부금 총량을 경상성장률 수준으로 늘리더라도 학령인구 비율에 따라 확대 범위를 다소 줄이는 방향으로 개편해 재정운용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교육재정과 지방재정을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재정 칸막이 비효율성 제거를 위해 교육 재정과 지방 재정을 통합해야 한다”며 “지방분권 특별법에 근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민세진 동국대 교수도 “(예산 소진을 위해) 중학교에서는 입학지원금·테블릿PC를 지원하지만 대학은 전자칠판도 설치하기 어려운 형편”이라며 “교육·보육 분야 내 재정 칸막이를 제거하고, 지방재정과 지방교육재정의 통합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학무보 단체들과 교육청은 반발했다. 이병도 충남교육청 교육혁신과장은 “(교육청을) 흥청망청 돈을 쓰는 집단으로 매도하는 발언은 자제해 달라. 교육분야의 감사 기능은 어느 분야보다 철저하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이어 “경기침체로 세수 축소가 뻔한 상황에서 줄어들 교부금을 보충해 줄 준비를 하기도 모자란 시점에 오히려 교부금을 덜어낸다는 발상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유·초·중·고교의 질적 저하를 가져오게 될 성급한 결정을 재고하고 논의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특별회계법안 제정과 국가재정법·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 등을 통한 교육교부금 개혁을 연내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토론회 개회사에서 “내국세의 20.79% 비율에 손을 대자는 것이 아니라 한정되게 쓰는 부분을 대학 등에 넓게 지원하자는 것”이라며 “한정된 자원을 골고루 배분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올해를 넘기지 않고 제도가 바뀔 수 있도록 의견을 내달라”고 말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OECD 기준 1인당 교육비 지표를 보면 (국내) 초·중등 교육과 고등교육이 기울어진 운동장처럼 굉장히 불균형하게 전개됐다”며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가칭)를 신설하고 추가 재원을 적극 확보해 초·중등 교육과 고등 교육 간 균형과 전반적인 교육 재정 확대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