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에 결례? 진중권 "명나라 사신이냐, 尹통화 신의 한 수"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동언론 발표를 통해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을 찾은 낸시 팰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전화 통화로 면담하고 "한미 간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변함없는 성원을 보내달라"고 당부한 것과 관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신의 한수"라고 평가했다.


진 전 교수는 4일 전파를 탄 CBS라디오 '한판 승부'에 나와 전날 펠로시 의장이 오산공항에 내릴 때 우리측 인사가 없었던 것을 두고 '외교결례', '미국측이 불쾌해 했다' 등의 지적이 나온 것에 대해 "이런 것을 갖고 왜 논란이냐"면서 "하원의장이 오면 파트너인 국회가 영접을 나가든지 말든지 하는 것"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윤 대통령이) 휴가 중인데 어떻게 만나나"라고 되물은 뒤 "그래도 만나야 되는 게 아니냐는 여론이 있으니까 만날까 말까 하다가 결국은 전화통화를 한 것"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전화통화는) 신의 한 수였다"면서 "내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만나주기도 뭐 한 상황에서 묘법, 묘책을 찾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진 전 교수는 "의전 문제를 탓한다고 하면 국회를 탓해야 한다"면서 "그 부분에 대해 미국 측도 군기지여서 의전을 거절했다고 얘기를 했다"고 지적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연합뉴스

여기에 덧붙여 진 전 교수는 "(펠로시 의장을) 우리가 초청한 것도 아니고 미국 정부의 무슨 메시지를 들고 온 것도 아니다"라면서 "의전도 우리가 '해 줄까'라고 했는데 '안 해도 돼'라고 해 끝난 문제인데 펠로시가 무슨 (조선시대 황제 칙사인) 청나라, 명나라 사신이냐"고도 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휴가 중인 윤 대통령이 서초동 자택에서 오후 2시30분부터 약 40분간 펠로시 의장과 전화 면담을 했다고 전했다.


펠로시 의장은 윤 대통령에게 "첫 여름 휴가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가운데 시간을 내준 데 대해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한미 동맹은 여러 관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지만 도덕적 측면에서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 있다"면서 "워싱턴에서 최근 한미 추모의 벽 제막식이 거행됐듯이 그동안 수십 년에 걸쳐 수많은 희생으로 지켜온 평화와 번영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고 가꿔나갈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어 "앞으로도 한미 간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질서를 가꿔나가자"고 제안했다. ”고 제안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5월 21일 한미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을 앞으로 발전시키는 데 미 의회와도 긴밀히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펠로시 의장 일행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한 일정을 언급하며 "이번 펠로시 일행의 방문이 한미 간 대북 억지력의 징표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펠로시 의장이 지난 3일 밤 한국에 도착했을 당시 우리 정부 측 관계자들이 한 명도 마중 나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의전 홀대'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대통령실과 외교부는 "펠로시 의장의 외교·의전 카운터파트는 김진표 국회의장"이라면서 국회로 화살을 돌렸다.


이에 대해 국회 관계자는 "한미 양측이 협의한 대로 모든 일정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측 요청에 의해 영접을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지만 펠로시 의장이 미국 의전 서열 3위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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