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매출 1조 찍은 셀트리온…'바이오의 시간' 다시 오나

2분기 호실적 힘입어 반등세
SK바사·삼바 등도 상승기류
'금리인상 정점' 전망도 긍정적


지난해부터 주가가 미끄럼틀을 타던 바이오주가 대형 바이오 기업들의 2분기 호실적에 힘입어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자금 조달 우려가 커지며 주가의 발목을 잡았지만 기준금리 인상이 피크아웃에 달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점이 힘을 더한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셀트리온(068270)의 올해 2분기 매출액·영업이익은 5961억 원, 1990억 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8.1%, 21.3% 급증했다. 상반기 매출은 1조 1466억 원을 기록해 셀트리온 창립 이래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다. 이날 셀트리온(4.23%)·셀트리온제약(068760)(4.27%)·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4.14%) 등 ‘셀트리온 3형제’의 주가도 일제히 반등에 성공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바이오 의약품 시장 확대와 케미컬 사업 부문의 매출 증대가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는 것이 셀트리온 측의 설명이다. 실제 램시마와 램시마SC의 독일 시장 점유율은 2020년에는 15%에 불과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42%로 집계됐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인플렉트라까지 합치면 독일 시장 점유율은 50%를 넘는다”며 “유럽 시장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확대돼 하반기 실적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미국 시장에 직판로를 확보하면서 상반기 실적 상승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대장주’ 셀트리온 3형제의 반등은 업종 전반의 온기로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날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4.42%)·SK바이오팜(326030)(4.52%)·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2.29%) 등 코스피의 대형 바이오 종목뿐 아니라 파미셀(005690)(11.51%)·알테오젠(196170)(3.06%) 등 중소형 종목도 함께 상승세를 나타냈다. 주요 바이오 기업들을 담은 KRX 바이오 K-뉴딜지수는 전날보다 76.51포인트(3.56%) 오른 2228.37에 장 마감했는데 이는 올해 3월 18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증권가는 셀트리온을 비롯해 삼성바이오로직스·한미약품 등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연달아 호실적을 발표하고 있는 점이 바이오 업종 전반의 투자 심리에 불을 지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역실적장세 우려가 확산되는 구간에서도 대형 바이오주를 비롯해 제약사 등 기업들의 하반기 견조한 실적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우호적 수급 환경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금리 인상이 정점에 달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면서 바이오주가 보릿고개를 넘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미국) 금리의 상단 기준이 정해진 만큼 바이오 기업의 밸류에이션 할인 요인이었던 금리는 현재 기업가치에 선반영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바이오 업체들의 주가 회복이 추세적인 성장이 아닌 일시적인 반등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금리 인상 기조가 누그러졌더라도 고금리가 당분간 유지될 수 있는 등 악재가 여전히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아직 바이오 기업의 신약 개발 성과가 미흡하고 자금 조달에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한 바이오 기업도 많아지고 있는 등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신약 개발에 기반한 자력 회복이 아니라 기술적 반등에 가까운 회복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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